함께 춤을 추는 사람.

나는 그와 함께 춤을 춘 적이 없다. 사실 우리가 같이 하지 못한 일은 그외에도 너무 많지만. 함께 춤을 추지 못했다는 점이 제일 아쉽다. 그가 누워있었나 아님 커피를 마시고 있었나 잘 기억나지 않지만. 여튼. 그러고 있는데 나 혼자 신이 나서 춤을 추었던 기억이 난다. 그는 내가 춤을 잘 못 춘다고 말했다. 나는 취기에 그냥 계속 춤을 추었다.

그와 함께했던 시간은 언제나 섹스로 마무리 되었다. 기분좋게 섹스하고 나가서 영화를 본다거나 산책을 한다거나 뭔가 먹으러 간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고. 그런 모든 일을 지루하게 해치우고 난 뒤, 늦은 시간에 섹스하러 모텔을 찾았었다. 그는 그것이 일종의 정석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는 고지식할만큼 매너 좋은 남자였다.

지금. 그를 위해 춤을 출 수 있다면. 나는 얼마나 더 아름다워질까.
by 작나무 | 2006/04/12 01:06 | 토해낸글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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