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슬픔이라면... 아마 고슴도치 인형일 거에요. 나, 어릴 때 한 쌍의 고슴도치 인형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공처럼 동그랗고 등은 부슬부슬한...뭐라고 하나, 벨보아 천인가로 되어 있었어요. 얼굴은 뾰족했고, 까맣게 반짝이는 플라스틱 눈과 코가 있었어요. 코 옆에 수염이 나 있었구요. 양쪽으로 세 가닥씩. 빳빳하게. 얼굴색만 달랐는데 여자애는 회색이고 남자애는 갈색이었어요, 회색 고슴도치에게 보지가 달려있고 갈색 고슴도치에게 자지가 달려있었던 건 아니었지만요, 왜 그 나이 때의 애들은 그런 구분을 꼭 지어야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둘이 있으니까 하나는 여자고 하나는 남자야... 라고 생각한 거죠."
"그렇군요."
"그런데 어느날 보니까, 남자애 쪽, 갈색 고슴도치 아이의 수염이 잘려있는 거에요. 일센티미터, 아니 영점오센티미터 정도만 남겨놓고 싹둑 해버린 거에요. 대체 누가 그랬을까요?"
"누구였는데요?"
"모르죠. 몰라요. 몰랐으니까 슬프고 화가 나도 화를 낼 데가 없었죠. ... 너무 슬펐어요. 수염이 없는 고슴도치 인형이라는 건 정말 이상했어요. 게다가 한 쌍인데, 여자애는 수염이 있고 남자애는 수염이 없다는 거, 정말 이상하잖아요. 이상해요. 이상해. 나름대로 어떻게든 해보려고, 엄마 반짇고리에서 검정색 나일론 실을 가져다가 수염을 만들었어요. 근데 이게 축 처지는 거야. 수염인데, 빳빳하지 않고 축 쳐져서 힘이 없는 거에요. 말도 안 되는 거야. 거기다 초칠을 하기도 했고 헤어스프레이를 뿌려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안 되더라구..... 그래서 그래서, 다른 인형, 수염도 잘라버렸어요. 똑같이, 조금만 남기고..싹둑."
"그랬군요. 한 쌍을 맞춰야 하니까?"
"아, 모르겠어요. 그럴 거에요. 그럴지도 모르구요. 모르겠어요. 내가 왜 그랬을까요? 왜 그 수염을 잘랐을까요? 남자한텐 없는데 여자한테 수염이 있는 건 이상하니까? 글쎄, 아까도 말했지만 그 애들을 남녀로 구분한 건 전적으로 내 맘대로 내키는대로 였어요, 인형은 완전히 똑같았다구요. 그러니까 내가 다시 그걸 바꾸기만 했어도 되었을 것 아니에요? 아... 모르겠어요. 왜 수염을 잘랐지...? 어쨌든 이 치료과정이 끝나면 확실히, 내 인형들, 수염이 다시 자라난다는 거죠?"
"물론입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어느날 보니까, 남자애 쪽, 갈색 고슴도치 아이의 수염이 잘려있는 거에요. 일센티미터, 아니 영점오센티미터 정도만 남겨놓고 싹둑 해버린 거에요. 대체 누가 그랬을까요?"
"누구였는데요?"
"모르죠. 몰라요. 몰랐으니까 슬프고 화가 나도 화를 낼 데가 없었죠. ... 너무 슬펐어요. 수염이 없는 고슴도치 인형이라는 건 정말 이상했어요. 게다가 한 쌍인데, 여자애는 수염이 있고 남자애는 수염이 없다는 거, 정말 이상하잖아요. 이상해요. 이상해. 나름대로 어떻게든 해보려고, 엄마 반짇고리에서 검정색 나일론 실을 가져다가 수염을 만들었어요. 근데 이게 축 처지는 거야. 수염인데, 빳빳하지 않고 축 쳐져서 힘이 없는 거에요. 말도 안 되는 거야. 거기다 초칠을 하기도 했고 헤어스프레이를 뿌려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안 되더라구..... 그래서 그래서, 다른 인형, 수염도 잘라버렸어요. 똑같이, 조금만 남기고..싹둑."
"그랬군요. 한 쌍을 맞춰야 하니까?"
"아, 모르겠어요. 그럴 거에요. 그럴지도 모르구요. 모르겠어요. 내가 왜 그랬을까요? 왜 그 수염을 잘랐을까요? 남자한텐 없는데 여자한테 수염이 있는 건 이상하니까? 글쎄, 아까도 말했지만 그 애들을 남녀로 구분한 건 전적으로 내 맘대로 내키는대로 였어요, 인형은 완전히 똑같았다구요. 그러니까 내가 다시 그걸 바꾸기만 했어도 되었을 것 아니에요? 아... 모르겠어요. 왜 수염을 잘랐지...? 어쨌든 이 치료과정이 끝나면 확실히, 내 인형들, 수염이 다시 자라난다는 거죠?"
"물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