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환금성.

요즘 여자들은 사랑보다 돈을 택한다?

역사를 보면 여성들은 예전부터 그랬죠. 요즘 일이라고 굳이 말하시는 까닭은 아마도 배금주의가 팽배한 자본주의 사회의 탓으로 돌려야겠네요. 요즘 사람들은 돈에 대해 말하는 걸 더이상 부끄러워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나서 돌아보면 남성도 다르지 않은 것 같구요.

남성을 접대하는 일을 하는 여성들, 그러니까 사랑(유사행동)의 환금가치를 잘 알고 있는 여성에게는 "팁좀 주면 간이라도 빼줄듯하다가 돈떨어지면 쳐다보기도 싫어하는" 게 당연할 거에요. 남성분들이 그녀들에게서 사랑받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팁 주셔야죠. 팁을 많이 주면 더 만족스러운 사랑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남성을 직접 접대하는 일을 하지 않는 많은 여성들의 경우에도 사랑의 환금성은 유사한 것 같아요. 보통의 남녀관계는 현찰보다 훨씬 복잡한 요소들로 거래된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어쨌든 사랑은 그보다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어요.

그런데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독점적 배타적인 관계를 이루기로 결심하는데, 사랑을 최우선의 가치조건으로 생각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사람에 따라서, (남녀간의) 사랑보다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가치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을 거에요. (경제력이나 쾌락적 요소와는 다른 문제일 수도 있겠습니다. 일테면 종교관, 정치관, 학식, 가정환경, 정서적 유대와 같은 부분들요.)

많은 여성들이 남성의 '조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까닭은 그런 조건이 남성의 가치관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빌딩 다섯채를 가진 사람은 부동산에 대한 과세를 줄이는 정책을 내세운 정당을 지지할 수 밖에 없는 거죠. 그 사람이 대학절에는 빨간물 꽤나 들었던 모범적인 운동권이었다 할지라도, 재력을 소유하게 된 이상, 당면한 현실에 따라 움직이고 생각하기 마련이잖아요. (경제력이 정치관을 결정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위해 좀 극단적인 예를 들었는데요, 사실 정치적 입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기보단 생활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중요하게 다뤄지는 부분이죠.)

어쨌든 남녀 사이에 사랑이 가장 중요합니까? 이렇게 반문해볼 필요가 있을 거라 생각해요. 관계를 유지하는 탄탄한 토대는 (변하기 쉬운 사랑보단) 신뢰, 이해, 안정감 등이 더 적합할 것 같구요 그런 가치들은 사랑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계층적인 동질감에서 나오기도 합니다.

저는 로맨티스트입니다. 그러니 이런 문제를 어떻게든 이해해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거겠죠. 하지만 돌이켜보면, 사랑의 환금성에 대해서, 여자들은 대개 열여섯살 전후해서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남자는 절대 사랑으로 여자를 선택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알게 되고 슬퍼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랑이라고 모호하게 썼지만 그건 섹스이거나 섹스에 대한 암시이거나 섹슈얼리티일지도 몰라요. 섹스든 섹슈얼리티든 사랑이든, 순수한 형태의 절대적인 어떤 것을 기대하는 태도는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요. 우리는 모두 너무나 복잡한 사람들이거든요. 아름다운 부분만 보기에는 너무 복잡해요. 유미주의자는 한쪽 눈으로만 세상을 보는 사람이거나 눈을 감고 있는 사람일 겁니다. 제가 보기에 대개 복잡하고 미묘한 것들이 진실에 가까운 것 같아요.
 
 
*아래 만화도, 순간의 진실. 출처모름.

by 작나무 | 2006/06/10 11:12 | 토해낸글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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