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놓인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곱창은 그닥 맛있지 않았지만 비가 쏟아지는 날 천막을 바라보는 일은 즐거웠다. 우리는 남 이야기 하듯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쪽은 정말 남 이야기를 했는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내 이야기만 했다.
- 여성적 글쓰기라는 게 가능할까? 문자는 기본적으로 남성적인 것 같아. 남성들의 전유물이었고.
- 로고스중심주의를 말하는 거라면 그렇겠지만. 여성적인 언어가 분명 있어. 일테면 태국에서 쓴다는 여자 말 같은 것. 대구나 경북지역에서는 여자가 쓰는 말이랑 남자가 쓰는 말이 전혀 달라.
- 글쓰기에서는 어렵지 않을까?
- 어쨌든 그런 실험이 시작된지 삼십년정도밖에 안 되었으니 두고봐야지.
갑자기 여자의 괴성이 들렸다. 갈라지고 카랑카랑해진 목소리로 내지르는 그녀의 이야기는 거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사이에 죽어, 죽여줘, 따위의 이야기가 들렸다.
- 길거리에서 저렇게 싸우는 사람들 보면 신기해.
- 응.
죽어. 처자식 다 있는 남자가, 어떻게... 죽어. 죽어. 여자의 목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남자와 여자가 격렬하게 싸우는 현장에 사람들이 몰려갔다. 사람들에 가려져서 나는 그 현장을 잘 볼 수 없었다. 궁금하고 두려웠고 싫었다.
내 시야에 그들이 들어왔을 때 여자는 남자를 걷어차고 때리고 있었다. 남자는 맞아주고 밀쳐냈다. 여자는 더 크게 소리를 질렀다. 남자도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여자가 남자에게 매달렸다. 남자가 여자의 머리채를 쥐고 길가에 주차되어 있는 차로 집어던졌다. 차체에서 커다란 소리가 났다. 머리채를 잡힌 여자는 그래도 남자를 주먹으로 남자를 때렸다. 남자가 여자를 뿌리치려 했지만 여자는 남자를 놓지 않았고 질질 끌려갔다.
지나가던 한무리의 젊은 남자들이 사건에 개입했다. 관객의 참여에 고무된 매맞은 여자는 더 크게 소리를 질렀다. 아저씨. 저 남자 죽여주세요. 죽여주세요. 죽어.
젊은 남자들이 그들을 떼어놓으려 했지만 소란은 점점 커졌다. 목발을 짚은 남자가 싸우던 남자를 제압했고 여자는 제압당한 남자를 연신 걷어차고 소리를 질렀다. 죽여주세요. 아저씨.
- 남자만 말리네.
- 그러게. (여성의 폭력은 어째서 용인하는 걸까? 이라크의 테러리스트에 대한 반감과는 좀 다른 문제일까?)
싸움은 어느샌가 젊은 남자들과 싸우던 남자의 것으로 바뀌었다. 아저씨, 그만 해요. 너는 뭔데 참견이야? 길에서 이게 뭐하는 짓이에요. 여자를 왜 때려. 좆만한 새끼가. 뭐, 좆만한 새끼?
그러는 와중에도 여자는 계속 소리를 질렀다. 죽여주세요. 죽여주세요.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흐느낌으로 변했다. 남자의 반응도 조금 잠잠해졌다.
- 폭력적이네. 폭력을 휘두르고 폭력을 휘두르도록 자극하고.
- 응.
- 일어나자.
- 응.
- 담배 하나만 피고.
- 나도.
담배를 피우고 일어나서 남자가 여자를 집어던진 자동차로 가보았다. 뒷유리 오른쪽에 세로로 금이 가 있었다.
- 금 갔네.
- 아팠겠다.
- 술 더 마실래?
- 그래.
- 여성적 글쓰기라는 게 가능할까? 문자는 기본적으로 남성적인 것 같아. 남성들의 전유물이었고.
- 로고스중심주의를 말하는 거라면 그렇겠지만. 여성적인 언어가 분명 있어. 일테면 태국에서 쓴다는 여자 말 같은 것. 대구나 경북지역에서는 여자가 쓰는 말이랑 남자가 쓰는 말이 전혀 달라.
- 글쓰기에서는 어렵지 않을까?
- 어쨌든 그런 실험이 시작된지 삼십년정도밖에 안 되었으니 두고봐야지.
갑자기 여자의 괴성이 들렸다. 갈라지고 카랑카랑해진 목소리로 내지르는 그녀의 이야기는 거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사이에 죽어, 죽여줘, 따위의 이야기가 들렸다.
- 길거리에서 저렇게 싸우는 사람들 보면 신기해.
- 응.
죽어. 처자식 다 있는 남자가, 어떻게... 죽어. 죽어. 여자의 목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남자와 여자가 격렬하게 싸우는 현장에 사람들이 몰려갔다. 사람들에 가려져서 나는 그 현장을 잘 볼 수 없었다. 궁금하고 두려웠고 싫었다.
내 시야에 그들이 들어왔을 때 여자는 남자를 걷어차고 때리고 있었다. 남자는 맞아주고 밀쳐냈다. 여자는 더 크게 소리를 질렀다. 남자도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여자가 남자에게 매달렸다. 남자가 여자의 머리채를 쥐고 길가에 주차되어 있는 차로 집어던졌다. 차체에서 커다란 소리가 났다. 머리채를 잡힌 여자는 그래도 남자를 주먹으로 남자를 때렸다. 남자가 여자를 뿌리치려 했지만 여자는 남자를 놓지 않았고 질질 끌려갔다.
지나가던 한무리의 젊은 남자들이 사건에 개입했다. 관객의 참여에 고무된 매맞은 여자는 더 크게 소리를 질렀다. 아저씨. 저 남자 죽여주세요. 죽여주세요. 죽어.
젊은 남자들이 그들을 떼어놓으려 했지만 소란은 점점 커졌다. 목발을 짚은 남자가 싸우던 남자를 제압했고 여자는 제압당한 남자를 연신 걷어차고 소리를 질렀다. 죽여주세요. 아저씨.
- 남자만 말리네.
- 그러게. (여성의 폭력은 어째서 용인하는 걸까? 이라크의 테러리스트에 대한 반감과는 좀 다른 문제일까?)
싸움은 어느샌가 젊은 남자들과 싸우던 남자의 것으로 바뀌었다. 아저씨, 그만 해요. 너는 뭔데 참견이야? 길에서 이게 뭐하는 짓이에요. 여자를 왜 때려. 좆만한 새끼가. 뭐, 좆만한 새끼?
그러는 와중에도 여자는 계속 소리를 질렀다. 죽여주세요. 죽여주세요.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흐느낌으로 변했다. 남자의 반응도 조금 잠잠해졌다.
- 폭력적이네. 폭력을 휘두르고 폭력을 휘두르도록 자극하고.
- 응.
- 일어나자.
- 응.
- 담배 하나만 피고.
- 나도.
담배를 피우고 일어나서 남자가 여자를 집어던진 자동차로 가보았다. 뒷유리 오른쪽에 세로로 금이 가 있었다.
- 금 갔네.
- 아팠겠다.
- 술 더 마실래?
- 그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