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표정한 얼굴로 있을 때의 친구는 무서워보여서 나는 그를 피해다닌 적도 있었다. 백양리에 갔을 때였나 아니면 치악산에 갔을 때였나 철길이었나 산속 계곡에서였나 어쩌면 그 모든 장소에서였나 카메라 셔터를 누르던 친구의 모습이 기억난다. 친구는 천천히 걸으며 뒤에서 - 옆에서 가끔 셔터를 눌렀다. 그런 여행길에서 그는 이미지 기록자로서 성실함을 고수하지도 않았고 이미지 사냥꾼의 집요함을 드러내지 않았다. 길을 걷다가 가끔 돌아보면 친구가 나를 포함한 다른 친구들과 이 세상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보고있더라 - 하는 이야기다.
도시의 뒷골목을 보여주는 무심한 이미지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온기가 담겨있는지, 가끔, 웃을 때 친구의 표정처럼, 조금은 수줍게 보이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