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는 길에 아쉬움이 남을 만큼 감정이 풍부하지는 않은가봐. 아니, 여행지에서 Creep을 흥얼거리는 건 습관인 것 같아. I don't belong here. 말해도 소용없지만 그러니까 노래의 후렴구. 공항에서 도시까지, 다시 도시에서 공항까지 여행은 후렴구에 불과해. 중요한 가사는 다른 걸지도 모르잖아. 어쨌든 마음은 몸이 가는대로 쉽게 떠나지 못하지.
이 도시의 습한 공기와 뜨거운 햇살을 내가 그리워하게 될까? 그보다는 오창석의 매화나 스카이라운지에서 본 외탄의 빛나는 조명은 기억하겠지. 당신을 그리워하는 나는 당신의 무엇을 그리워하는 걸까? 모르겠어.
끝없이 아찔한 쾌락일까, 한마디 마음 저린 달콤한 말과 글의 조각일까. 한 도시에, 기억할 만한 추억만으로 아쉬운, 떠날 때의 아쉬움이 남는다면 말야. 사람에 대해서도 그럴까? 아니. 사람은 도시보다 크고 도시보다 복잡하고 도시보다 빠르게 변하는걸. 아마도 총체로 사랑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겠지만 어차피 사랑은 불가능한 도전이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