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 Noble and Sue Webster -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 관계.

Tim Noble and Sue Webster -[Dirty White Trash with Gulls] 1998
 
작년인가, 국제갤러리에서 팀 노블과 수 웹스터 전시를 보았던 기억이 난다. 연인관계인 두 예술가가 그린 자신들의 섹스 드로잉을 보면서 나와 동행했던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조금쯤 얼굴이 붉어졌던 것 같기도 하다. 나는 과장된 목소리로 시시하다고 투덜거렸지만 사실 나의 심장은 요동치고 있었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일상을 나누며 창작하는 이들의 관계가 부러웠기 때문이었다.

어젯밤, 한적한 공원에서 따듯한 녹차를 마시며 그런 말을 했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해야지. 글 팔아서 먹고 사는 거 물론 가난하고 힘들겠지만 술값 정도는 벌 수 있을 거야. 그에게 한 말은 나에게 해온 말이었고 내 친구들에게 했던 말이었다. 그러나 내 친구들의 경우를 보면 꿈을 포기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말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 내가 그에게 할 수 있는 말은 다만 이 정도. 나는 당신이 쓴 글을 앞으로도 계속 보고 싶어.

새벽이 오도록 잠이 오지 않았다. 사랑해. 또는 사랑하고있어. 라는 말이 얼마나 하드코어한지 대여섯번이나 쓰려고 시도했으나 결국 포기했다. 잠들지 못하는 나에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일단 잠을 자. 아침에 기억나지 않으면 고민거리가 사라진거고 계속 생각이 나면 그때 고민하면 되잖아. 아침에 눈을 떴을 때도 고민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그러나 꿈속에서 기억속에서 나는 답을 찾아낸 것 같다. 비열해지지 말자. 내가 사랑이라 불렀다.






by 작나무 | 2006/09/05 15:26 | 그림과글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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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레비 at 2006/09/06 13:10
그러고보니 그날 나도. 남자와 동행해서 보러 갔지.
Commented by 레비 at 2006/09/06 13:10
여전히 사랑한다는 말은 하드코어야.
Commented by 작나무 at 2006/09/06 13:20
기회가 된다면, 적당한 상대를 물색해서 적당한 시간과 노력과 돈을 들여 관계를 이어간 뒤 적당한 시점을 기다렸다가 사랑한다고 말해보고 싶어. 그러면 그 말도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거 같아.
Commented by 레비 at 2006/09/06 13:50
적당한 상대와 적당한 노력. 적당한 관계. 적당한 타이밍.
너무 주관적이야 ㅎ 하지만 주관적일 수밖에 없겠지
어렵지 않게 말하는 '사랑해'는 무슨 느낌일지 궁금.
아니 어쩌면 사실은 많은 고민은 필요없어야 하는게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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