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10 줄리안 번즈 <그녀가 나를 만나기 전>

그러나 앤을 만났을 때-렙튼 가든에서 처음 만났을 때가 아니라 그가 앤에게 데이트를 하자고 한 후-그는 마치 이십 년을 거슬러 오랫동안 고장나 쓰지 못하던 감정의 통신선이 갑자기 수리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는 또다시 어리석어질 수 있었고 이상주의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중략) 전화할 용기를 어떻게 냈을까? 그는 어떻게 할지 알고 있었다. 그저 바보처럼 굴면 되었다. 어느 날 아침 전화번호 리스트를 들고 책상에 앉아서 전화를 걸다가 그저 '그녀의' 번호를 끼워넣으면 되었다. 시간표를 놓고 옥신각신해보고 저명 학술지 편집자의 무관심을 대해본 경험으로 그는 어느 정도 '여자의' 전화 복소리만으로도 감을 잡을 줄 알게 되었다. 수년간 그는 누구에게도(어떤 여자에게라는 뜻이다) 점심(즉, 사적인 식사)을 함께하자고 청한 적이 없었다. 한 번도 적당하게 여겨진 상대가 없었다. 그가 먼저 한 일은 자신이 누구인지 말하고 그녀가 자기를 기억하는지 알아본 후 데이트를 신청한 것이었다. 그녀는 받아들였다. 게다가 그녀는 그가 데이트를 청한 바로 첫날 예스라고 했다. 그는 그게 좋았다. 그것은 그녀와의 점심식사를 위해 결혼반지를 빼버려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주었다. 잠시 동안 그는 정말 반지를 빼고 나갈까 하는 생각을 했다.

줄리안 번즈 <그녀가 나를 만나기 전> 중.
by 작나무 | 2007/01/10 21:03 | 읽고쓰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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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네로 at 2007/01/11 00:44
앗!! 반가워요~~ ㅠㅠ
소식을 알 수 없다는게 이렇게 힘들 줄이야...
이렇게 오랫동안 가 있을 거면서 엽서라도 한 장 보내주면 얼마나 좋아. 흑흑
Commented by 작나무 at 2007/01/13 05:12
네로 씨 반가워요 ^^;
이메일은 늦었지만 고마워요.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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