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만났던 한 남자는 내가 다른 남자들과 연락하는 일을 못견뎌했다. 그를 만나면서 내가 상습적으로 바람을 피워왔던 것은 아니었고, 연락을 주고받았던 다른 남자들은 그저 예전에 만났던 사람들이었다. 그중에 나와 성적인 신호를 주고받았던 남자도 몇인가 있었고 섹스를 했던 남자도 몇인가 있었다는 점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이 나와 언젠가 섹스를 하게될 유혹자들이 아니라는 점도 사실이다. 만약 내가 그 남자가 아닌 다른 남자와의 섹스를 원하게 되었을 때 내가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남자가 아버지와 남동생뿐이라 할지라도 나는 얼마든지 유혹자를 구할 수 있다. 그러니까 나와 평소에 연락을 주고받는 남자들이 특별히 더 경쟁적인 상대는 아니었다는 말이다. (나에게 경쟁적인 것이 아니라 그 남자에게 경쟁적인 것이겠지만.)
여튼 그 남자는 질투가 많은 타입이었다. 특별히 질투를 많이 느끼는 사람이라기 보다는 그저 질투심을 표현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 솔직한 성격이었다고 말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눈물이 많은 타입은 특별히 눈물샘이 발달했다기 보다는 눈물을 억누를 이유를 별로 느끼지 않는 타입인 것처럼, 어떻게 말하든 그는 질투가 많은 타입이었다.
그는 일상의 구할구푼 이상은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었지만 단 일푼의 문제가 생기면 나에게 화를 냈고 때론 위협하기 위해 폭력을 휘두르기도 했다. 나를 때리지는 않았지만 주변의 가로수나 전봇대나 담벼락 따위에 힘을 쓰는 식이었다. 나는 그를 사랑했지만 그가 나에게 화를내는 일은 부당하다고 느꼈다. 왜냐면 나는 독점적인 사랑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선언했고 유치하게도 그에게 동조하는 표현을 얻어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 남자는 언젠가 나에게 화를 내면서 가혹하다는 표현을 썼다. 나의 마음에는 일말의 미안함이 저변에 있었지만 가혹하다는 말은 황당했다. 반대로 당신이 나에게 너무 가혹하게 굴고있는 걸. 내가 연락을 했던 것도 아니고 그들이 연락을 해온 것 뿐인데 나에게 화를 내는 건 가혹해. 그는 주먹을 불끈 쥐면서 말했다. 그걸 참아내고 있는 내 입장을 생각해봐. 네가 나한테 얼마나 가혹한 짓을 하고있는지.
그의 말대로 어쩌면 내가 더 가혹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가혹하게 일시에 이별을 고했다. 그는 습관처럼 주먹으로 담벼락을 내리쳤다. 나는 그에게 나를 때리라고 도발했다. 그는 나를 때리지 않았지만 나는 핸드백을 휘둘러서 그의 얼굴을 쳤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그의 행동은 아주 비겁한 폭력이었다. 그는 그런 행동으로 나의 신체를 때렸을 때 자신이 부담해야만 하는 위험은 최소화로 줄인 채 나를 때린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얻었다. 어쨌든 그동안 그가 나에게 보였던 '가능성뿐인' 폭력의 위협에 저항할 필요가 있었다. 여성용 핸드백에 얻어맞는 일은 그에게 너무 가혹한 처사였는지 그는 한동안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여행에서 돌아와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그에게서 문자메시지가 왔다. 내 핸드폰은 문자메시지를 50개까지 저장하고 40개가 넘어가면 메시지함을 비우라는 경고 문구를 띄우기 때문에 나는 40개가 되면 문자함을 전부 삭제하곤 했다. 그의 문자메시지는 마침 40번째였고 나는 모든 메시지를 지워버렸다. 이제 그에게 답신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나는 그의 전화번호를 가지고있지 않기 때문에, 어렴풋이 기억나는 몇개의 숫자를 조합해서 연락을 취할만큼 대단한 애정이나 가치가 없기 때문에.
회신할 방법이 없지만 갑자기 그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지금 만나고 있는 남자는 나에게 전혀 독점적인 관계를 요구하지 않지만 나는 다른 어떤 남자-특히 예전에 나와 사귀었던 남자-와 연락을 취하지 않아. 그건 가혹한 일도 아니고 도덕적인 일도 아니고 그저 내키는 대로일 뿐이라고.
여튼 그 남자는 질투가 많은 타입이었다. 특별히 질투를 많이 느끼는 사람이라기 보다는 그저 질투심을 표현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 솔직한 성격이었다고 말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눈물이 많은 타입은 특별히 눈물샘이 발달했다기 보다는 눈물을 억누를 이유를 별로 느끼지 않는 타입인 것처럼, 어떻게 말하든 그는 질투가 많은 타입이었다.
그는 일상의 구할구푼 이상은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었지만 단 일푼의 문제가 생기면 나에게 화를 냈고 때론 위협하기 위해 폭력을 휘두르기도 했다. 나를 때리지는 않았지만 주변의 가로수나 전봇대나 담벼락 따위에 힘을 쓰는 식이었다. 나는 그를 사랑했지만 그가 나에게 화를내는 일은 부당하다고 느꼈다. 왜냐면 나는 독점적인 사랑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선언했고 유치하게도 그에게 동조하는 표현을 얻어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 남자는 언젠가 나에게 화를 내면서 가혹하다는 표현을 썼다. 나의 마음에는 일말의 미안함이 저변에 있었지만 가혹하다는 말은 황당했다. 반대로 당신이 나에게 너무 가혹하게 굴고있는 걸. 내가 연락을 했던 것도 아니고 그들이 연락을 해온 것 뿐인데 나에게 화를 내는 건 가혹해. 그는 주먹을 불끈 쥐면서 말했다. 그걸 참아내고 있는 내 입장을 생각해봐. 네가 나한테 얼마나 가혹한 짓을 하고있는지.
그의 말대로 어쩌면 내가 더 가혹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가혹하게 일시에 이별을 고했다. 그는 습관처럼 주먹으로 담벼락을 내리쳤다. 나는 그에게 나를 때리라고 도발했다. 그는 나를 때리지 않았지만 나는 핸드백을 휘둘러서 그의 얼굴을 쳤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그의 행동은 아주 비겁한 폭력이었다. 그는 그런 행동으로 나의 신체를 때렸을 때 자신이 부담해야만 하는 위험은 최소화로 줄인 채 나를 때린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얻었다. 어쨌든 그동안 그가 나에게 보였던 '가능성뿐인' 폭력의 위협에 저항할 필요가 있었다. 여성용 핸드백에 얻어맞는 일은 그에게 너무 가혹한 처사였는지 그는 한동안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여행에서 돌아와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그에게서 문자메시지가 왔다. 내 핸드폰은 문자메시지를 50개까지 저장하고 40개가 넘어가면 메시지함을 비우라는 경고 문구를 띄우기 때문에 나는 40개가 되면 문자함을 전부 삭제하곤 했다. 그의 문자메시지는 마침 40번째였고 나는 모든 메시지를 지워버렸다. 이제 그에게 답신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나는 그의 전화번호를 가지고있지 않기 때문에, 어렴풋이 기억나는 몇개의 숫자를 조합해서 연락을 취할만큼 대단한 애정이나 가치가 없기 때문에.
회신할 방법이 없지만 갑자기 그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지금 만나고 있는 남자는 나에게 전혀 독점적인 관계를 요구하지 않지만 나는 다른 어떤 남자-특히 예전에 나와 사귀었던 남자-와 연락을 취하지 않아. 그건 가혹한 일도 아니고 도덕적인 일도 아니고 그저 내키는 대로일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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