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걸렸다. 약을 먹고 침대에 누워서 오늘이 삶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과거를 회상했다. 그러자 삶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했고 내 안에 가득찬 고름이 맑은 물로 변해 흘러내렸다. 말간 빛의 끈끈한 액체로 가득찬 콧구멍 속에서는 썩어버린 상처에서 흐르는 점액같이 역겨운 냄새가 났다. 코를 풀어버리지도 삼키지도 못한 채로 그렇게 누워서 그것의 냄새를 맡으며 울다가 울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그를 사랑하지만 그럼에도 외롭다. 달콤하고 끈적한 연애를 회상하면서 나는 점점 작아졌다.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로부터 멀어져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나는 콧물을 흘리며 체념하기 위해 노력했다. 많은 부분이 제거되었고 나는 조금 더 작아졌으며 많이 외로워졌지만 견딜만하다고 생각하면서 힘차게 코를 풀었다. 먹먹하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은 채 갑자기 눈이 뜨거워져 부끄러웠다. 부끄러웠지만 다시 힘차게 코를 풀고 눈물도 닦아내었다.
그럼에도 오늘밤에는 쉽게 잠들지 못할 것 같다.
그럼에도 오늘밤에는 쉽게 잠들지 못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