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혹은 인용에 대해서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는 Marilyn이란 필명으로 작년부터 남로당에 예술에 관련된 칼럼을 기고해왔던 당원입니다. 제가 작년 이맘때쯤에 남로당에 기고했던 글이 표절(혹은 인용)되었는데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해야 좋을지 몰라 당원 여러분들의 조언을 구하고자 합니다. 바쁘시겠지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아무렇지 않은척 쓰지만 사실 심장은 4배속으로 뛰고 있음다. 도와줘요!! ㅜ ㅜ;)

오늘 네이버에 들어가 보았더니 메인페이지에 루이스 캐롤에 대한 글이 링크되어 있었습니다. http://blog.naver.com/britsue/60031048099 루이스 캐롤의 인생 전반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시공사에서 출판된 디스커버리총서에서 본적이 있는 내용이었지요. 뭐 그렇다 치고 쭉쭉쭉 읽어나가는데 분명히 어디선가 분명히 본 적 있는 문장이 하늘색으로 강조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화면 캡쳐한거 보시렵니까...


어디서 분명히 본 적 있는 문장이 제가 썼던 거라 무지무지 놀라버렸습니다. 거의 통째로 가져다 쓴 부분이 많더군요. 제가 썼던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푸른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위의 블로그에 들어간 내용이구요. (성인사이트라 일단 성인인증을 하신 뒤에 주소를 붙여넣기 하거나, 제목으로 검색해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남로당 예술싸롱] SM in Art - 로리타 [2006-03-27]
http://www.namrodang.com/article/new_content.asp?idx=408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루이스 캐럴은 유년기를 '순결의 시기'로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성별이 결정되기 이전의, 미성숙한 소녀들은 그에게 절대적인 예찬의 대상이었던 것 같다. 그런 이유로 그는 어린 소녀들의 누드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그는 이 사진들이 '누드 사진'이 아니라 '옷을 걸치지 않고 찍은 사진'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누드모델 역이었던 소녀들과 그들의 어머니들의 동의를 구한 경우에만 옷을 걸치지 않은 소녀의 사진을 촬영했으며, 성적인 추문을 일으키지도 않았다.

당시 영국 사회에서 소녀와 소년의 누드는 대개 외설적인 것으로 해석되지 않았고, 캐럴의 입장과 마찬가지로 '순결함의 상징', 에덴동산에 가까운 인간의 상징으로 보였다고 한다. 또한 서양미술사의 전통에서 '소년'의 누드(큐핏, 푸토, 그리고 어린 다윗 등)는 일반적인 것이었다. 이런 배경에서 캐럴의 소녀 누드 사진 촬영은 지탄받을만한 행동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소녀들의 사생활을 존중하기 위해, 누드 사진의 필름을 모두 없애 버렸고, 오직 4점의 사진만이 남아있을 뿐이라고 한다. ('로젠바흐 콜렉션 - 1978년에 모턴 N.코헨이 발행한 사진첩'에 이 사진이 남아있다는 국문기록을 읽었는데, 그 이상 조사하지는 못했다.)

Lewis Carroll [Xie Kitchin] 1874

소녀들을 통해 절대적 순수를 추구했던, 이 순결한 남성의 심리는 어쩌면, 성인 여성(과 여성에 동반되는 성욕)에 대한 부정에서 비롯한 것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그는 한 번도 연애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으며, 소녀들과 그녀들의 어머니들 외의 젊은 여성과 깊은 관계를 맺은 적도 없다. 굳이 주목할 만한 사례를 들자면, 거트루드 톰슨과의 관계를 언급할 수 있겠지만 이 관계는 소설가와 삽화가의 관계에 불과했던 것으로 보인다. 거트루드 톰슨은 루이스 캐럴의 다른 여자친구에게 "캐럴은 당신을 나이 많은 소녀로 보고 있을 뿐"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해진다.

루이스 캐럴은 어쩌면 성인 여성과의 관계맺음에서 문제점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포기한 채, 순결한 소녀들에 대해 몰입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가 소녀들을 성적인 대상으로 보았다는 누명을 씌울 마음은 없지만, 소녀에 대한 그의 애정에 탐미적인 요소가 있다는 점은 지적할만 하다. 아래의 작품 [알렉산드라 키친의 초상]에서 캐럴은 소녀를 비너스를 연상케 하는 이미지로 촬영했다.

이 정도 그대로 쓰면 표절이라고 봐도 되겠지요? 원저자와 별 다르지 않은 '사유'가 원저자의 것과 완전히 일치하는 '문장'으로 전개되어 있다면 제가 캐 오버하는 거 아니겠죠? 그리하여... 난데없이 글을 표절당한 지금 심경이 매우 복잡합니다.

사실 제가 개인적으로 아끼는 글도 아니고 이 글로 무슨 경제적인 이익을 취할 생각도 없습니다.(남로당에서 고료나 제대로 타먹으면 다행이죠.) 하지만 원고마감 직전에 커피포트 끼고 새벽이 올때까지 손가락에 쥐나도록 써내려간 글인데, 누군가 일부분을 잘라내서 가져다 썼다는 게 못내 억울하다 이말입니다.

하여 뭐라고 한소리 해주고 싶은데 대체 뭐라고 해야 할까요? 제가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사회경험 많은 언니옵하친구동생여러분들 부디 조언해주세요.

by 작나무 | 2007/03/08 03:43 | 일궈낸글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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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7/03/08 12:3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작나무 at 2007/03/09 23:16
해당 포스트에 대해서 네이버측에 저작권 침해를 근거로 거제중단을 요청했습니다. 신고페이지에서 거제중단요청을 한 뒤에 담당자와 통화를 했고, 문제의 포스트는 삭제 또는 비공개로 전환 되었습니다. (신고과정에서 핸드폰 실명인증과 신분증 사본 전송과 같은 번거로운 점이 있었는데, 담당자에 따르면 저작권 문제는 본인 또는 위임장을 받은 대리인에 한해서만 신고 처리가 가능하다 합니다.)

레일리님께 쪽지로 연락을 했지만 현재까지는 아무런 답신이 없었습니다. 며칠 지나지 않은 일이니 일단은 조금 더 기다려 보려고 합니다.

글 남겨주시거나 관심 가져주신 님들 모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사실 글 남겨주신분께 더욱 더 감사합니다. ^^;- 덕분에 용기 얻어 무리없이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_ _)
Commented by kueilove at 2007/03/10 03:11
아 이런 일이 있으셨군요; 그간 무관심했더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좋게 해결된것 같아 다행입니다.
Commented at 2007/03/12 22:3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아니마 at 2007/03/13 11:40
힝. 나도 이런 거 당해봤어요. 힘들게 사전 찾아서 번역한 거 어떤 기자넘이 그대로 베껴썼길래 커뮤니티 게시판에 징징거렸더니 기사수정하고 시치미 뚝 떼더라는. 어찌어찌 지인 통해 메일주소 알아내서 항의메일 보냈더니 "내 나름대로 고생해서 쓴 기사에 왠 태클?"하면서 적반하장이던데..어휴 =ㅂ-
Commented by 작나무 at 2007/03/13 18:15
이야기 들어보니 그런 일 되게 많더라. 딱히 대책도 없고 참으로 난감햐... =_=;
근데 내 경우엔 운좋게도 깔끔하게 끝났어. 도용한 쪽에서 완전히 잘못 시인했고 아주 사과도 했고 심지어 블로그를 닫아버리기까지....
님하, 아니 뭐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라는 기분이지만 또 그렇게 말하는 것도 웃겨서 그냥 지켜보고 있는데 기분이 묘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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