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일회용 사람들]을 읽다가 책을 덮었다. 구조적인 착취와 폭력의 사슬에 묶인 현대의 노예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니 남자친구와 헤어졌을 때와는 비교되지 않을만큼 가슴이 아팠다. 심장이 조각날 것처럼 벌렁거려서 아무래도 잠을 잘수가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나는 커피를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착취당하는 농민들의 이야기 때문이기도 하고 숙면을 취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오늘 광화문에서 아니마를 만났다. 그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일회용 사람들 과 현대판 노예제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직접 대화를 시작하자 책을 읽을 때 보다 감정이 격해졌다. 이 문제는 너무 복잡해서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가 거의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카페에서 커피 대신 홍차를 주문하는 것이 대체 무슨 대책이 될까? 게다가 나는 인도 동북부와 스리랑카 지역에서 차를 재배하는 농민들이 얼마나 착취당하는지 들은 바가 있었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에는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가 없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말았다.
아니마는 괴테의 [마왕] 이야기를 했다. 아버지와 아들이 마차를 타고 가는데 아들은 마왕의 음성을 듣지만 아버지는 듣지 못한다. 아들이 징징거리면서 아버지에게 마왕의 공포에 대해 호소했지만 아버지는 그저 말을 달릴 뿐이다. 결국 마왕은 아들의 영혼을 채갔고 목적지에 도착한 뒤 아버지가 아들을 보았을 때 그는 이미 죽어있었다. (내가 읽어본 적이 없어서 아니마가 해준 이야기를 제대로 요약한 건지 모르겠다.) 아니마는 가해자가 마왕같다고 말했다. 사회적 약자들은 마왕에게 당하고 있지만 그 실체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천유로세대]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꺼냈다. 천유로세대가 육십팔년혁명세대를 볼때 느끼는 부러움이나 허탈감 비슷한 것은 아무래도 우리나라 이십대도 비슷하게 느낄 것 같다. 요약하자면, 니네들은 맨날 기존세대에 딴지걸고 새로운 세계를 만든다고 지랄하면서 공부는 조또 안하면서 니들이 제일 잘났다고 우기기만 해놓고도 좋은 시절 만나서 돈 많이 벌었잖니, 정도? 우리나라 식으로 표현하면, 니들 대학다닐 때는 화염병 던지고 대자보 쓰면서 학점 개판쳐놓고도 토익 칠백점이면 대기업에 척척 입사했잖아, 같은 느낌. 우리나라의 사회변화주기는 유럽보다 짧아서 부러움이나 허탈감의 강도도 좀 다른 것 같다만.
여튼 아는 게 병이라는 말이 맞는가보다. 이탈리아에 사회보조금 받아가며 사는 젊은이들 이야기에 다시 부르르 떨고 저 멀리 파키스탄이나 모리타니에서 착취당하는 노예들 이야기에 잠못이루고 그러는게 소모적이라는 생각은 나도 한다. 하지만 아는 게 병이라면 나는 좀 아파야겠다. 더 앓아보면 안 아플 궁리도 하게되겠지.
오늘 광화문에서 아니마를 만났다. 그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일회용 사람들 과 현대판 노예제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직접 대화를 시작하자 책을 읽을 때 보다 감정이 격해졌다. 이 문제는 너무 복잡해서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가 거의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카페에서 커피 대신 홍차를 주문하는 것이 대체 무슨 대책이 될까? 게다가 나는 인도 동북부와 스리랑카 지역에서 차를 재배하는 농민들이 얼마나 착취당하는지 들은 바가 있었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에는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가 없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말았다.
아니마는 괴테의 [마왕] 이야기를 했다. 아버지와 아들이 마차를 타고 가는데 아들은 마왕의 음성을 듣지만 아버지는 듣지 못한다. 아들이 징징거리면서 아버지에게 마왕의 공포에 대해 호소했지만 아버지는 그저 말을 달릴 뿐이다. 결국 마왕은 아들의 영혼을 채갔고 목적지에 도착한 뒤 아버지가 아들을 보았을 때 그는 이미 죽어있었다. (내가 읽어본 적이 없어서 아니마가 해준 이야기를 제대로 요약한 건지 모르겠다.) 아니마는 가해자가 마왕같다고 말했다. 사회적 약자들은 마왕에게 당하고 있지만 그 실체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천유로세대]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꺼냈다. 천유로세대가 육십팔년혁명세대를 볼때 느끼는 부러움이나 허탈감 비슷한 것은 아무래도 우리나라 이십대도 비슷하게 느낄 것 같다. 요약하자면, 니네들은 맨날 기존세대에 딴지걸고 새로운 세계를 만든다고 지랄하면서 공부는 조또 안하면서 니들이 제일 잘났다고 우기기만 해놓고도 좋은 시절 만나서 돈 많이 벌었잖니, 정도? 우리나라 식으로 표현하면, 니들 대학다닐 때는 화염병 던지고 대자보 쓰면서 학점 개판쳐놓고도 토익 칠백점이면 대기업에 척척 입사했잖아, 같은 느낌. 우리나라의 사회변화주기는 유럽보다 짧아서 부러움이나 허탈감의 강도도 좀 다른 것 같다만.
여튼 아는 게 병이라는 말이 맞는가보다. 이탈리아에 사회보조금 받아가며 사는 젊은이들 이야기에 다시 부르르 떨고 저 멀리 파키스탄이나 모리타니에서 착취당하는 노예들 이야기에 잠못이루고 그러는게 소모적이라는 생각은 나도 한다. 하지만 아는 게 병이라면 나는 좀 아파야겠다. 더 앓아보면 안 아플 궁리도 하게되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