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을 읽었는데 [포옹] 보다 먼저 읽는 것이 좋았을 거라 생각한다. 여자라면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제대로 연애해 본 기억이 있거나 또는 그럴 준비가 되어있는 남자라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숨긴없이 털어놓는 것을 나는 조금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글이 씌어지는 때와 그것을 나 혼자서 읽는 때, 그리고 사람들이 그것을 읽는 때는 이미 시간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터이고, 어쩌면 남들에게 이 글이 읽힐 기회가 절대로 오지 않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중략)... 그런 시간 상의 차이 때문에 나는 마음놓고 솔직하게 이 글을 쓸 수가 있다. 열여섯살 때 일광욕을 한답시고 하루종일 몸을 태우고 스무살 때는 피임도 하지 않은 채 겁없이 섹스를 즐겼던 것처럼, 나중 일을 미리 두려워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기가 겪은 일을 글로 쓰는 사람을 노출증 환자 쯤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노출증이란 같은 시간대에 남들에게 자신을 드러내보이고 싶어하는 병적인 욕망일 뿐이니까" (p.38-39 ,, 글쓰기와 자기고백, 정신적 노출증에 대해 썼던 적이 있는데, 그보다 방어적인 표현으로 기억해둘 것.)
만화를 열열하게 읽었는데 <봉신연의> 전권을 달리고 난 뒤에 기진맥진, 강도하의 <위대한 캣츠비>를 다시보고, <로맨스 킬러>까지 달린 뒤에야 손을 놓았다. 자극적인 소재를 참 감상적으로 풀어낸다. 196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로맨티스트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출판만화와 인터넷만화를 읽어낸 뒤에 일시적으로 글빨이 올랐다. 아무래도 도파민이 분비되는 뇌의 어떤 부위가 강하게 자극받아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나 자극은 금새 시들해졌고 생리가 시작할 것 같은 기미가 보였으며 술을 마시고 나서 기운이 빠져버렸다. 인구가 늘어나서 목숨값이 많이 떨어졌는지 영혼을 구입해줄 악마는 나타나지 않는다. 별수없이 혼자 써야지. 기운 없이 쓰다가, 올 여름에는 걷기여행을 해보겠노라 다짐했다.
왜 연애를 혼자 하려고 들어요? 혼자 있기 싫어서 하는 게 연애잖아. - 라고 수백번쯤 소리지르다가 꿈에서 깼다.
당신 자신이 얼마나 복잡한 심경에 처해있는지는 연애의 핵심이 아니다. 자기 자신의 미묘한 감정에 충실하는 연애는 (일기장에 적으면 재미있을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는) 딸딸이치는 것 뿐, 연애에서 핵심은 소설과 똑같은 구조를 가진다. 인물, 사건, 배경. 세가지가 핵심이란 말씀. - 잠결에 이렇게 부연설명까지 했다.
어쨌든 생리는 쉽게 시작하지 않았다. 격하게 섹스한 뒤에 약간의 근육통을 느꼈는데 생리통과 유사한 느낌이라 헷갈린 것 같았다. 몸이 좋지 않은 상태로 <데스 노트> 만화책을 완결까지 읽었다. 이런 류의 일본만화 치고 12권이라면 아주 콤팩트한 구성이라 할 수 있겠지만 내 생각엔 8권 정도에서 끝내는 편이 좋았을 거라고 본다. 뒷부분은 정말 지겨웠지만 결말을 알기 위해 읽었다. 연재하는 창작물은 한꺼번에 읽으면 버거울 때가 있다. ... 남자친구는 내가 고작 12권짜리 만화를 읽는데 무척 많은 시간을 들였다고 했는데, 그의 말은 사실이다. 만화책을 읽을 때도 소설을 읽을 때와 속도가 다르지 않다. 그림이 화력하고 복잡하면 때로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리기도 한다.
만화를 다 읽고 난 뒤에 샤워를 하다가 새로운 소설을 구상했다. 제목은 <유령과 나>. 남자친구는 <유령의 연인>이라는 제목을 추천했다. 유령과 나, 유령의 연인, 작은 차이이지만 분명 아주 다른 이야기일 것이다. 같은 인물과 플롯으로 다른 제목과 주제를 가진 소설을 써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했다. 두 권을 비슷한 디자인으로 나란히 런칭하거나, 한 권의 소설로 묶어 출판하는 것도 재미있겠지.
새상 사람들이 모두 영악하고 잔인하게 보일지라도, 그들은 모두 다 뜨겁고 서러운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다.
남자친구와 함께 영화 <타인의 삶>을 보았다. 나는 다른 사람의 삶에 무엇을 주었을까? 대가를 바라지 않고.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대가를 바라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예전에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벼였나 보리였나 여튼 곡식에 자라는 무서운 기생충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 기생충은, 다른 기생충이 그렇듯이, 숙주인 식물의 양분을 빼앗아 그것을 말려가지만 절대 죽이지는 않는다. 외로움 기생충 같은 것, 사람을 죽이는 병이 아니라, 삶에서 의미를 말려가는 것이다. 어쩌면 영화의 주인공에게 필요했던 것은 외로움이란 기생충의 번식을 지연시키는, 그런 것이었을지도.
다시 만화에 미쳐서 <간츠>를 읽었다. 컴퓨터 게임을 모티프로 삼은 세계관인데, 결론이 너무 뻔히 보여서 대량살상극은 보다 말았다. <크로마티 고교>애니메이션 완결판이 나왔길래 모조리 보았다. 고릴라 초밥집 최고. 꿈에서 커다란 병아리를 보았다. 손에 작은 두 마리의 병아리를 들고 가다가 나와 비슷한 크기의 몸을 가진 대왕병아리를 만났다. 병아리가 뺨을 비벼대었는데 너무 징그럽고 무서웠지만 어떤 강력한 힘 때문에 고개를 피하지 못하고 병아리와 부비부비했다. 가금류에 얽힌 최악의 꿈이었지만, 남자친구는 좋은 꿈이라고 해석했다.
로렌스의 <아들과 연인>을 읽고 있다. 폴 모럴의 인생 중 23세까지를 말하는데 삼백페이지가 지났다. 이제 그 뒤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궁금하지도 않다. 느리게 걷지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일까 가끔은 연대기적인 고전소설을 읽다 보면 숨이 찬다.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 한 만화 <노다메 칸다빌레>를 몇권 더 보았는데 역시 흥미가 일지 않는다. 애니메이션으로 보면 좀 나으려나. 이 작가의 전작도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인물이 이렇게 얇아서야 아무리 현란하게 치장한다 하더라도 질릴 수밖에. 인물에 대한 고민을 하다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다시 보았다.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니 감독 밀로스 포만 (Milos Forman)은 <아마데우스>와 <래리 플린트>를 만든 사람, <고야의 유령>도 찾아봐야지.
사흘에 한번쯤은 일기를 써야겠다. 일주일 밀렸더니 너무 길다.
"이런 이야기들을 숨긴없이 털어놓는 것을 나는 조금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글이 씌어지는 때와 그것을 나 혼자서 읽는 때, 그리고 사람들이 그것을 읽는 때는 이미 시간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터이고, 어쩌면 남들에게 이 글이 읽힐 기회가 절대로 오지 않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중략)... 그런 시간 상의 차이 때문에 나는 마음놓고 솔직하게 이 글을 쓸 수가 있다. 열여섯살 때 일광욕을 한답시고 하루종일 몸을 태우고 스무살 때는 피임도 하지 않은 채 겁없이 섹스를 즐겼던 것처럼, 나중 일을 미리 두려워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기가 겪은 일을 글로 쓰는 사람을 노출증 환자 쯤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노출증이란 같은 시간대에 남들에게 자신을 드러내보이고 싶어하는 병적인 욕망일 뿐이니까" (p.38-39 ,, 글쓰기와 자기고백, 정신적 노출증에 대해 썼던 적이 있는데, 그보다 방어적인 표현으로 기억해둘 것.)
만화를 열열하게 읽었는데 <봉신연의> 전권을 달리고 난 뒤에 기진맥진, 강도하의 <위대한 캣츠비>를 다시보고, <로맨스 킬러>까지 달린 뒤에야 손을 놓았다. 자극적인 소재를 참 감상적으로 풀어낸다. 196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로맨티스트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출판만화와 인터넷만화를 읽어낸 뒤에 일시적으로 글빨이 올랐다. 아무래도 도파민이 분비되는 뇌의 어떤 부위가 강하게 자극받아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나 자극은 금새 시들해졌고 생리가 시작할 것 같은 기미가 보였으며 술을 마시고 나서 기운이 빠져버렸다. 인구가 늘어나서 목숨값이 많이 떨어졌는지 영혼을 구입해줄 악마는 나타나지 않는다. 별수없이 혼자 써야지. 기운 없이 쓰다가, 올 여름에는 걷기여행을 해보겠노라 다짐했다.
왜 연애를 혼자 하려고 들어요? 혼자 있기 싫어서 하는 게 연애잖아. - 라고 수백번쯤 소리지르다가 꿈에서 깼다.
당신 자신이 얼마나 복잡한 심경에 처해있는지는 연애의 핵심이 아니다. 자기 자신의 미묘한 감정에 충실하는 연애는 (일기장에 적으면 재미있을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는) 딸딸이치는 것 뿐, 연애에서 핵심은 소설과 똑같은 구조를 가진다. 인물, 사건, 배경. 세가지가 핵심이란 말씀. - 잠결에 이렇게 부연설명까지 했다.
어쨌든 생리는 쉽게 시작하지 않았다. 격하게 섹스한 뒤에 약간의 근육통을 느꼈는데 생리통과 유사한 느낌이라 헷갈린 것 같았다. 몸이 좋지 않은 상태로 <데스 노트> 만화책을 완결까지 읽었다. 이런 류의 일본만화 치고 12권이라면 아주 콤팩트한 구성이라 할 수 있겠지만 내 생각엔 8권 정도에서 끝내는 편이 좋았을 거라고 본다. 뒷부분은 정말 지겨웠지만 결말을 알기 위해 읽었다. 연재하는 창작물은 한꺼번에 읽으면 버거울 때가 있다. ... 남자친구는 내가 고작 12권짜리 만화를 읽는데 무척 많은 시간을 들였다고 했는데, 그의 말은 사실이다. 만화책을 읽을 때도 소설을 읽을 때와 속도가 다르지 않다. 그림이 화력하고 복잡하면 때로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리기도 한다.
만화를 다 읽고 난 뒤에 샤워를 하다가 새로운 소설을 구상했다. 제목은 <유령과 나>. 남자친구는 <유령의 연인>이라는 제목을 추천했다. 유령과 나, 유령의 연인, 작은 차이이지만 분명 아주 다른 이야기일 것이다. 같은 인물과 플롯으로 다른 제목과 주제를 가진 소설을 써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했다. 두 권을 비슷한 디자인으로 나란히 런칭하거나, 한 권의 소설로 묶어 출판하는 것도 재미있겠지.
새상 사람들이 모두 영악하고 잔인하게 보일지라도, 그들은 모두 다 뜨겁고 서러운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다.
남자친구와 함께 영화 <타인의 삶>을 보았다. 나는 다른 사람의 삶에 무엇을 주었을까? 대가를 바라지 않고.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대가를 바라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예전에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벼였나 보리였나 여튼 곡식에 자라는 무서운 기생충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 기생충은, 다른 기생충이 그렇듯이, 숙주인 식물의 양분을 빼앗아 그것을 말려가지만 절대 죽이지는 않는다. 외로움 기생충 같은 것, 사람을 죽이는 병이 아니라, 삶에서 의미를 말려가는 것이다. 어쩌면 영화의 주인공에게 필요했던 것은 외로움이란 기생충의 번식을 지연시키는, 그런 것이었을지도.
다시 만화에 미쳐서 <간츠>를 읽었다. 컴퓨터 게임을 모티프로 삼은 세계관인데, 결론이 너무 뻔히 보여서 대량살상극은 보다 말았다. <크로마티 고교>애니메이션 완결판이 나왔길래 모조리 보았다. 고릴라 초밥집 최고. 꿈에서 커다란 병아리를 보았다. 손에 작은 두 마리의 병아리를 들고 가다가 나와 비슷한 크기의 몸을 가진 대왕병아리를 만났다. 병아리가 뺨을 비벼대었는데 너무 징그럽고 무서웠지만 어떤 강력한 힘 때문에 고개를 피하지 못하고 병아리와 부비부비했다. 가금류에 얽힌 최악의 꿈이었지만, 남자친구는 좋은 꿈이라고 해석했다.
로렌스의 <아들과 연인>을 읽고 있다. 폴 모럴의 인생 중 23세까지를 말하는데 삼백페이지가 지났다. 이제 그 뒤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궁금하지도 않다. 느리게 걷지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일까 가끔은 연대기적인 고전소설을 읽다 보면 숨이 찬다.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 한 만화 <노다메 칸다빌레>를 몇권 더 보았는데 역시 흥미가 일지 않는다. 애니메이션으로 보면 좀 나으려나. 이 작가의 전작도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인물이 이렇게 얇아서야 아무리 현란하게 치장한다 하더라도 질릴 수밖에. 인물에 대한 고민을 하다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다시 보았다.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니 감독 밀로스 포만 (Milos Forman)은 <아마데우스>와 <래리 플린트>를 만든 사람, <고야의 유령>도 찾아봐야지.
사흘에 한번쯤은 일기를 써야겠다. 일주일 밀렸더니 너무 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