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약한 지식인.

디워와 관련된 진중권의 행보를 봐도, 수감생활을 겪은 뒤 마광수 교수의 일을 봐도, 엠하게 작품 빼앗겨서 소각당한 최경태를 봐도... 허약한 지식인들은 세상이 두들겨 패면 자기가 순교자가 된 것처럼 상상하더라. 심하게 얻어맞은 지식인과 순교자의 결정적 차이는 말을 할 수 있느냐 그럴 수 없느냐, 여기서 문제가 시작된다.

일단 순교자가 된 지식인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또는 다른 기회를 잡기 위해) 자신과 다른 모든 타자를 자신의 공격자로 설정하고 실재하지 않는 위협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며 가상의 적을 만들어 투쟁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역겨운 일이기도 하다.

나는 지식인도 아니지만 운 나쁘면 그렇게 불릴 수도 있을테고, 나 역시 그리 강인하지 않으니, 만약의 사태가 벌어지면 가능하면 덜 얻어맞는 쪽을 택해야겠다. 재기불능으로 얻어맞지 않기 위해서 타협하는 일은, 역시 안타까운 일이지만 역겨운 일이기도 하다.

by 작나무 | 2007/10/17 22:56 | 토해낸글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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