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의 판매.

나도 역시 <현대상업표준어>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지만 <올바른 한국어 문법 사용>이 <타인에 대한 이해>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생각해보자. 어째서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문법적인 오류가 가득한 존대어를 구사해야만 하는 걸까? 조나단 님이 인용한 대로 "고교교육정상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점원들이 한국어 문법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은 분명 아니다. 그들이 무례한 손님의 부당한 항의에 대응하기 위해, 얼핏 존대어로 들리는 새로운 문법을 개발해낸 것도 아니다.

문제의 원인은 고객'님'들에게 존대어 서비스를 제공함으로 타사와의 매출경쟁에서 승리(적어도 불패)를 기대하는 기업의 경영방침에 있다. 기업이 노동자의 물리적 노동력 뿐 아니라 감정적 노동력까지 착취하는 고도산업화 사회의 문제이다.

만약 정말로 서비스업에서 한국어 문법 파괴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끼고 이를 바로잡고 싶다면 해당 기업(대부분의 기업)에 항의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대부분 비정규직이거나 계약직인, 기업의 경영방침에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는, 그저 고객'님'의 주문을 '도와'드릴 수 밖에 없는, 점원들을 한데 묶어 교육수준을 의심하는 건 정말로 옳지 않다.

by 작나무 | 2007/10/18 03:20 | 토해낸글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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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아니마 at 2007/10/18 23:48
고객님은 아무리 들어도...'오갸끄사마'의 한국어 억지 번역으로밖에는 들리지 않는;
Commented by 작나무 at 2007/10/18 23:58
역시 일본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사용하는 말이겠지. 그들이 그렇게 ~사마 질과 극존칭질을 해야하는 이유는 초국가적인 자본주의 물결 때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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