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속에 잠벌레와 꿈벌레가 기생하고 있어서 이런 저런 토막 꿈을 꾸는 건 일상이지만 이번 달은 특히 인상적인 꿈이 몇 가지 기억에 남아 시월의 꿈,이라고 포스팅해본다.
1. 수백명 분의 대리태몽.
- 아름다운 정원을 걷고 있었다. 맨발에 닫는 흙과 풀의 감촉이 보드라웠다. 어디선가 환한 빛이 쏟아져 내려와 나뭇잎과 가지가 하얗게 빛났다.
그 환한 하늘을 바라보는데 갑자기 피처럼 붉은 사과, 붉은 배, 붉은 복숭아가 우르르 쏟아지더니 내 품안으로 굴러들어왔다.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붉은 과일이 끝없이 내 품안으로 들어왔다.
- 복숭아는 아들낳는 꿈이라는데 (그 즈음이 대략 가임기가 시작할 때이기도 했고) 이건 필시 태몽이다 싶었다. 새빨간 과일이 한두개도 아니고 무더기로 쏟아졌으니 아들 딸 섞어서 튼실한 세쌍둥이를 배는 꿈인가 싶어 뒤숭숭하게 며칠을 보내다가, 곧있으면 결혼할 언니에게 꿈을 넘겨버렸다. (언니가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확고하게 떠넘겼다.) 레비는 이 꿈이 수백명 분의 태몽을 대신 꿔준 거라고 해석했는데 나도 동의하기로 했다. 어쨌든 오늘 생리 시작했음.
2. 표정이 생생한 구두가 걸어 들어오다.
- 한밤중에 갑자기 집 현관문이 열렸다. 깜짝 놀라서 그쪽을 바라봤는데 저벅저벅 발자국 소리만 들리고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고개를 숙이고 보니 구두 여러 켤레가 척척 소리를 내며 제발로 걸어 들어왔다.
그 구두들은 제각각 표정이 달랐다. 웃는 구두, 행복한 구두, 미소짓는 구도, 꿈꾸는 구두, 분노한 구두, 시무룩한 구두, 화내는 구두... 모양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구두에 눈코입이 달린 건 아니었고, 구두코와 발등과 발목부분과 끈과 매듭의 모양으로 어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었고, 나는 각각의 구두가 어떤 기분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 꿈이 생생해서 깨고 난 뒤에 현관으로 달려나가 봤는데 아무 것도 없었다.(당연... -_-;) 구두에 표정이 있고 그걸 느낄 수 있다는 게 신기해서 그 뒤로는 길에서 구두를 볼 때마다 유심히 관찰하게 되었다. 나는 구두가 없지만 하나뿐인 운동화를 가만히 내려다보면 표정이 있는 것 같다.
신발 신고 보면 잘 안 보이는데, 마주보면 잘 보인다.
3. 무스캇 뷰익을 선물받다.
- 평소에도 자주 만나는 지인이 꿈에 나타나 갈색 뿔테 안경을 새로 샀다며 자랑을 했다. 전에 쓰던 안경이 더 나아 보였지만 새 안경도 괜찮다고 말했더니, 술을 한 병 주셨다.
선물받은 술은 와인, 라벨에는 (블라블라블라) 무스캇 뷰익 이라고 써있었다.(알파벳이었나 한글이었나 기억이 안 난다.) 술병의 디자인은 스포츠카 모양이었다. 스포츠카 뒤에 달린 날개 같은 것이 달려있고, 현란한 천연색으로 스피드,라든지 267마력,같은 문자들이 써있는 라벨이 덕지덕지 붙어있었다.(이건 영문)
- 꿈에서 깨자마자 일기장에 모양을 그려놨는데 그리 정교하진 않다. 검색해보니 무스캇은 와인 종류(포도 종류)고 뷰익은 스포츠카 이름이었다. 나의 무의식 속에 이런 데이터가 들어와 있었던 게 분명하다. 이런 병 모양을 가진 와인이 시판되면 그럴듯하겠다고 생각했는데 꿈에서나 그럴듯하겠지 뭐... 꿈에서도 술 타령이구나 싶어 웃었다.
4. 손도끼로 목이 잘리다.
- 나의 아버지가 실종되었다. 납치되어 살해당한 거라고 생각한 우리 가족은 아버지의 행적을 수색했다. 나와 남동생, 엄마가 막 길거리를 헤매다가 기사식당 같은 데 들어가서 밥을 먹으려는데 한남자(A)가 우리에게 접근하더니 아버지가 있는 곳을 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다른 남자(B)가 나타나서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것이었다. A는 B를 보더니 쫓기듯이 밖으로 달려나갔고 뭔가 있다고 생각한 나와 동생은 그들을 뒤따라갔다.
복잡한 골목을 한참달렸는데 A는 보이지 않고 B가 어느 낡은 단층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이 보였다. 그 건물로 들어가자 사악하게 생긴 노부부가 난롯가에 앉아있었다. 노부부는 우리에게 두 사람이 묵을 침대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안으로 들어가서 침실을 살펴보라는 것이다.
방 안에는 ㄷ 형태로 세 개의 철제침대가 배치되어 있었다. 오른쪽은 A의 것, 왼쪽은 B의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고, 나와 동생은 침대와 그 주변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침대와 그 주위에서는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고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때 동생의 등뒤에서 남자B가 나타났는데, 내가 이를 동생에게 알리기도 전에 동생은 긴급한 목소리로 나를 향해 뒤를 조심하라고 말했다. 내가 뒤를 돌아보자, 남자A가 있었고 그 남자의 손에는 도끼가 들려있었다. 남자의 손도끼가 뎅강, 나의 목을 잘랐고 피가 분수처럼 튀었다.
- 이건 좀 하드고어, 무서워서 벌벌 떨면서 눈을 뜨고, 눈을 뜨기도 전에 남자친구를 불러대었다. 최대한 냉정하게 기억을 더듬어서 쓰는데 쓰면서도 무서워. ㅠ ㅠ;
남자친구의 말에 따르면 죽는 꿈은 좋은 꿈이고, 본인이 죽는 꿈은 특히 좋은 꿈이라고 한다. 피가 철철 흐르는 것도 좋은 꿈;; 싯파... 이너넷으로 복권 질렀다. 무서운 꿈이 길몽이라고 해석해주고 복권사라고 하는 속설은 참으로 유용했는데, 악몽의 공포가 자연스럽게 사그라들고 복권당첨에 대한 희망적인 기대가 생기더라. 당첨되지 않았지만 순식간에 기분이 좋아졌다.
1. 수백명 분의 대리태몽.
- 아름다운 정원을 걷고 있었다. 맨발에 닫는 흙과 풀의 감촉이 보드라웠다. 어디선가 환한 빛이 쏟아져 내려와 나뭇잎과 가지가 하얗게 빛났다.
그 환한 하늘을 바라보는데 갑자기 피처럼 붉은 사과, 붉은 배, 붉은 복숭아가 우르르 쏟아지더니 내 품안으로 굴러들어왔다.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붉은 과일이 끝없이 내 품안으로 들어왔다.
- 복숭아는 아들낳는 꿈이라는데 (그 즈음이 대략 가임기가 시작할 때이기도 했고) 이건 필시 태몽이다 싶었다. 새빨간 과일이 한두개도 아니고 무더기로 쏟아졌으니 아들 딸 섞어서 튼실한 세쌍둥이를 배는 꿈인가 싶어 뒤숭숭하게 며칠을 보내다가, 곧있으면 결혼할 언니에게 꿈을 넘겨버렸다. (언니가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확고하게 떠넘겼다.) 레비는 이 꿈이 수백명 분의 태몽을 대신 꿔준 거라고 해석했는데 나도 동의하기로 했다. 어쨌든 오늘 생리 시작했음.
2. 표정이 생생한 구두가 걸어 들어오다.
- 한밤중에 갑자기 집 현관문이 열렸다. 깜짝 놀라서 그쪽을 바라봤는데 저벅저벅 발자국 소리만 들리고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고개를 숙이고 보니 구두 여러 켤레가 척척 소리를 내며 제발로 걸어 들어왔다.
그 구두들은 제각각 표정이 달랐다. 웃는 구두, 행복한 구두, 미소짓는 구도, 꿈꾸는 구두, 분노한 구두, 시무룩한 구두, 화내는 구두... 모양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구두에 눈코입이 달린 건 아니었고, 구두코와 발등과 발목부분과 끈과 매듭의 모양으로 어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었고, 나는 각각의 구두가 어떤 기분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 꿈이 생생해서 깨고 난 뒤에 현관으로 달려나가 봤는데 아무 것도 없었다.(당연... -_-;) 구두에 표정이 있고 그걸 느낄 수 있다는 게 신기해서 그 뒤로는 길에서 구두를 볼 때마다 유심히 관찰하게 되었다. 나는 구두가 없지만 하나뿐인 운동화를 가만히 내려다보면 표정이 있는 것 같다.
신발 신고 보면 잘 안 보이는데, 마주보면 잘 보인다.
3. 무스캇 뷰익을 선물받다.
- 평소에도 자주 만나는 지인이 꿈에 나타나 갈색 뿔테 안경을 새로 샀다며 자랑을 했다. 전에 쓰던 안경이 더 나아 보였지만 새 안경도 괜찮다고 말했더니, 술을 한 병 주셨다.
선물받은 술은 와인, 라벨에는 (블라블라블라) 무스캇 뷰익 이라고 써있었다.(알파벳이었나 한글이었나 기억이 안 난다.) 술병의 디자인은 스포츠카 모양이었다. 스포츠카 뒤에 달린 날개 같은 것이 달려있고, 현란한 천연색으로 스피드,라든지 267마력,같은 문자들이 써있는 라벨이 덕지덕지 붙어있었다.(이건 영문)
- 꿈에서 깨자마자 일기장에 모양을 그려놨는데 그리 정교하진 않다. 검색해보니 무스캇은 와인 종류(포도 종류)고 뷰익은 스포츠카 이름이었다. 나의 무의식 속에 이런 데이터가 들어와 있었던 게 분명하다. 이런 병 모양을 가진 와인이 시판되면 그럴듯하겠다고 생각했는데 꿈에서나 그럴듯하겠지 뭐... 꿈에서도 술 타령이구나 싶어 웃었다.
4. 손도끼로 목이 잘리다.
- 나의 아버지가 실종되었다. 납치되어 살해당한 거라고 생각한 우리 가족은 아버지의 행적을 수색했다. 나와 남동생, 엄마가 막 길거리를 헤매다가 기사식당 같은 데 들어가서 밥을 먹으려는데 한남자(A)가 우리에게 접근하더니 아버지가 있는 곳을 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다른 남자(B)가 나타나서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것이었다. A는 B를 보더니 쫓기듯이 밖으로 달려나갔고 뭔가 있다고 생각한 나와 동생은 그들을 뒤따라갔다.
복잡한 골목을 한참달렸는데 A는 보이지 않고 B가 어느 낡은 단층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이 보였다. 그 건물로 들어가자 사악하게 생긴 노부부가 난롯가에 앉아있었다. 노부부는 우리에게 두 사람이 묵을 침대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안으로 들어가서 침실을 살펴보라는 것이다.
방 안에는 ㄷ 형태로 세 개의 철제침대가 배치되어 있었다. 오른쪽은 A의 것, 왼쪽은 B의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고, 나와 동생은 침대와 그 주변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침대와 그 주위에서는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고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때 동생의 등뒤에서 남자B가 나타났는데, 내가 이를 동생에게 알리기도 전에 동생은 긴급한 목소리로 나를 향해 뒤를 조심하라고 말했다. 내가 뒤를 돌아보자, 남자A가 있었고 그 남자의 손에는 도끼가 들려있었다. 남자의 손도끼가 뎅강, 나의 목을 잘랐고 피가 분수처럼 튀었다.
- 이건 좀 하드고어, 무서워서 벌벌 떨면서 눈을 뜨고, 눈을 뜨기도 전에 남자친구를 불러대었다. 최대한 냉정하게 기억을 더듬어서 쓰는데 쓰면서도 무서워. ㅠ ㅠ;
남자친구의 말에 따르면 죽는 꿈은 좋은 꿈이고, 본인이 죽는 꿈은 특히 좋은 꿈이라고 한다. 피가 철철 흐르는 것도 좋은 꿈;; 싯파... 이너넷으로 복권 질렀다. 무서운 꿈이 길몽이라고 해석해주고 복권사라고 하는 속설은 참으로 유용했는데, 악몽의 공포가 자연스럽게 사그라들고 복권당첨에 대한 희망적인 기대가 생기더라. 당첨되지 않았지만 순식간에 기분이 좋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