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한 일은 반복된다.

한참 섹스하는 도중에 카드값이 생각나 버린 거다. 몸은 달아오를 만큼 달아올랐는데 극치점은 바로 눈 앞에 있는데 카드결재액이 얼마인지 결제일이 며칠 남았는지 이런 숫자들이 둥실둥실 떠올라서 후끈 달아오른 머리속을 쏴하게 식혀버리는 거지. 이런 불쾌한 일이 또 있나.

있다. 강아지가 침대 옆에 똥 싸놓은 거 치우고 락스랑 걸레 들고 돌아왔더니 이 개시키가 침대 위로 기어올라가서 오줌을 싸대는 거다. 허겁지겁 달려갔을 때는 이미 상황종료, 베개 이불 침대시트 매트까지 다 젖어서 복구 불가능한 상황, 이건 야동 보려는데 스피커 고장났을 때나 야동 보는 중에 바이브레이터 배터리 떨어질 때 만큼 좌절스런 상황인거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보다 더 싫어하는 상황이 또 있다. 맛나게 담배 피우고 있는데 꼭 폐암이 어쩌구 저쩌구 이야기하는 넘들 있지. 그런 이야기는 제발 담배에 불 붙이기 전에 해달라구, 그러면 가뿐하게 무시하고 웃으며 피워줄 수 있는데, 아무런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있는 상황에서 그렇게 공격들어오면 담배맛 뚝뚝 떨어져도 오기로 끝까지 피우게 되거등. 이런 일은 꼭 일정한 주기를 갖고 반복되는 것 같다. 대체 왜?

벡골단 부활 뉴스를 듣고 어째서 역사는 이렇게 불쾌한 방향으로 반복되는 걸까 생각하다가 한 꼭지. 어쩌면 세상은 원래 불쾌한 일로 가득 차 있는데 운 좋게도 한동안 그런 일이 드러나지 않는 걸지도 몰라. 씨바 우리가 무슨 프로메테우스냐구.


by 작나무 | 2008/03/22 00:10 | 일상잡설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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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hift at 2008/03/23 03:03
몹씨 유쾌하네요 : )
Commented by 밍언니 at 2008/03/23 22:02
씁. 쩝.. 그래도 토닥토닥
Commented by Yespresso at 2008/03/25 14:19
나무그림 님의 필력에 항상 맑은 기운이 함께 하시길.. 오늘도 유쾌한 기분안고 갑니다^^
Commented by 작나무 at 2008/03/26 03:28
shift 님. 유쾌하니 좋네요 ^^

밍 언니. 우왕. 토닥토닥 위로받았쪄~ㅋ

Yespresso 님. 처음 덧글 남기신듯 ^^ 반갑고 고마워요.
Commented by blus at 2008/03/26 04:22
3번 상황이야 즐기면서 원래 담배란 존재를 태우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즐기면서 피워줄 수 있지만 1,2번은 lllorz...(젊은 남자에게 스피커는 중요하지 않...) 아아. 정말 개쇄키의 이불 적시기 러쉬는 끔찍하죠.ㅠㅠ

프로메티어스처럼 메저키스트가 되어야 세상을 유쾌하게 살아갈 수 있을 듯 싶습니다.(먼달)
Commented by 작나무 at 2008/03/28 14:02
에리히 프롬이 나치정부와 당시 독일 국민의 관계를 사도-마조히즘적 종속관계로 해석했던 대목이 생각나네효.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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