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고양이 엄마노릇.

어미 있는 업둥이를 키운지 나흘째, 요즘 사는 게 내가 사는 게 아니다.

시간맞춰서 아가들 밥먹이고 똥오줌 뉘이고 아가방 온도 조절을 위해 넣어놓은 페트병 라디에이터 더운 물 갈고 핫팩 데우고 바닥에깔아준 수건 갈아주고 애들 젖병이랑 주사기 소독하고 치우고 어쩌고 하면 두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어미고양이들은 두세시간마다한번씩 아기한테 젖을 먹인다는데 나도 같은 주기로 움직이자니 도저히 살 수가 없어서 네시간 주기로 하자고 결정했으나 엊저녁에아기 하나가 저 세상으로 떠나는 바람에 세시간으로 단축했다.

자정에 눈 붙이고 새벽 세시에 일어나 애들 챙기고 아침 일곱시에 그 일을 반복하고 열시에도 또하고 이제 곧있으면 또 해야 하는데 눈꺼풀이 너무 무거워서 잠깨려고 하는 포스팅.

잠 안자고 잘 버티는 생활을 해왔기에 다행이지 규칙적으로 여덟시간 꼬박꼬박 자는 사람들은 어떡하냐,라고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식의 위안을 해보려고 했는데 그게 아니잖아. 한두시간 여유가 나니까 쪼개서 잘 수 있어서 행복해,라고 빵 한조각의 행복 식의위안을 해보려고 해도 그건 아니지. 유일한 위안은 아기들이 꼬물꼬물 젖먹고 똥싸고 기어다니는 것. 제발 살아주렴.

이 기쁨과 감동을 여러분들과 나누기 위해서 졸린 와중에 바쁘게 사진 업로드 합니다. ㅎ


양수도 덜 마른 갓 태어난 모습은 여기 새끼고양이 여섯마리.

이 핏덩어리들을 집으로 데려와서 분유 먹이고 오줌 뉘이고(이때는 응가 안 나왔음) 부랴부랴 급조한 박스에 넣었더니 이러고 널부러져 자더라. 선호하는 잠자리도 제각각, 뜨뜻한 페트병에 매달려 있는 녀석도 있고 핫팩에 배 지지고 있는 녀석도 있고 페트병 아래로 파고드는 녀석들도 있고.


다음날 아침의 모습, 분유먹고 힘이 날라나 걱정했는데 꼬물꼬물 잘 돌아다닌다.

엄마가 많이 미숙해서 아기 콧구멍에 분유 들어가고 그랬다. ㅠ ㅠ 그래도 세상 모르고 잘 자서 고마워.

얼굴 가리고 자는 건 꼭 봄봄이 닮았다.


어떤 이쁜애가 핫팩 위에 똥을 싸놨대 -ㅂ-;; 다들 똥 피해서 도망갔다.

그저 아기들은 밤이고 낮이고 쿨쿨 자야 건강하게 자라는 거다. 뒤엉켜서 어찌나 잘 자는지 밥먹자고 깨우기가 미안하다.

고작 나흘인데 사진으로 보니 확실히 자라는 게 눈에 보인다. 마지막으로 애들 자랑 좀만 하고 젖주러 가야지. 우리 황띠는 주는대로 맘마 잘 먹구요 샤샤는 똥꼬를 건드리기만 해도 쑥쑥 잘 싸구요 바이스는 잠들면 업어가도 몰라요 샤오띠는 애교가 많아서 맨날 안아달라고 하구요 주석이는 어찌나 영리한지 구석구석 헤집고 다녀요. 아이좋아.


+ 추가한 내용. 질문 하나만!!
잘 모르시더라도 인터넷 빠른 한국에서 검색해주면 정말 감사하겠음다. 여기서는 구글이 제대로된 구글이 아니라서(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검색결과 제한) 외국 사이트는 안 들어가지는 경우가 많아서 AKC 초유 관련해서 뭘 찾아볼 수가 없어요 ㅠ ㅠ

1. 새끼들 젖먹이는 주기는 세네시간 간격이 적당할까요?
- 냥이네에 물어보니 세시간 주기가 적당하다고 함


지금은 너무 어린애들이고 한명을 보낸 뒤로 불안해서 세시간 늦어도 네시간 간격으로 들어가 보는데 굉장히 힘들더라구요. 남자친구가 도와주고 있지만 교대로 보살필 수 있는 상황이 아닌지라 둘다 잠 못자기는 마찮가지구요.

게다가 꼬물이들이 곤히 잠자는 거 깨워가며 먹이기가 안쓰럽기도 해요. 글을 찾아보니까 여섯시간 간격으로 먹이면 된다는 이야기도있고 하루에 세 번 나눠서 먹이라는 분도 있더군요. 저는 최대한 어미고양이가 해주는 것처럼 하고 싶었으나, 다시 생각해보니어미고양이는 여러마리를 동시에 젖먹이면서 똥꼬도 핥아줄 수 있으니 애들이 쉴 시간이 충분히 있을터인데 저는 고양이가 아니라서그게 불가능 ㅠ ㅠ;; 그래서 애들한테 괜히 스트레스 주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개묘차가 있겠지만 다른 분들은 의견과 경험을 듣고싶어요. (인터넷 할 정신이 있을 정도니까 제가 힘든 거는 그냥 하소연이려니 생각하시고, 전적으로 새끼 고양이 입장에서 지금 주기가 적절한 건지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 아이들 배변을 쉽게 시키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 요양중이던 장미가 와서 그루밍해줬당~ 배변문제는 해결 +ㅂ+


사진 보시면 알겠지만 배가 많이 빵빵한 애들이 있어요. 건드리기만 해도 보란듯이 싸는 녀석도 있고 건드리지 않아도 싸놓는 녀석도있는데, 변비가 심한 애들이 몇명 있어서 그간 습득한 지식을 총동원해봐도 역부족이에요. 제가 써본 방법은

- 따듯한 물에 적신 휴지로 문지른다.
  (휴지보다 키친타월이 나아요. 흡수력 좋고 질겨서.)

- 따듯한 물에 적신 수건으로 문지른다.
  (제 경험으론 키친타월이 더 나은 것 같아요.)

- 붓 털로 자극한다.
  (효과 별로였어요. 붓은 금방 차가워져서 되려 싫어하더군요.)

- 손가락으로 문지른다.
  (배설상태를 제가 바로 알 수 있어서 좋기는 한데 애들은 어떨지.. 감염도 걱정이구요.)

- 혀로 핥아준다.
  (보다 못해서 어미고양이 흉내를 내봤는데 확실히 효과는 있더군요. 근데 제가 고양이가 아니라서 매번 그러기는... ㅠ ㅠ)

그 외에 새끼의 배설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 어떤 게 있을까요? 경험해보지 않으셨더라도 아이디어 있는 분들이 알려주셨으면 좋겠어요.

분유를 조금 묽게 타서 먹여보면 변비 개선 효과가 있을까요? 지금 애들이 변비와 설사를 오가는 중이라 더 묽게 먹여도 좋을지 그부분도 걱정입니다.

3. AKC에서 초유가 나오나요?

현재 중국에서 살고 있는데 중국산 강아지용 분유를 먹이자니(이건 수의사가 추천해준 것) 마음이 안 놓였거든요. 그런데 우연히AKC 브랜드의 초유 캔을 구했어요. 분유 타입인데 맛을 보니 너무 달콤하더군요. 제가 전에 한국에서 구입했던 다른 브랜드의초유는 비린 맛이 더 강했던 것 같은데 맛이 너무 달라요. 옛날 일이라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게 짝퉁 아닌가 싶어서걱정입니다.(에효.. 있어도 걱정 없어도 걱정) AKC 초유는 한국에서 본 적이 없어서 불안하기도 하구요, 혹 고양이용 초유맛이 어떤지 아시는 분 있으면 알려주시겠어요?

이넘의 초유가 문제!

by 작나무 | 2008/04/02 14:25 | 봄봄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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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브로콜리 at 2008/04/02 15:13
아가들 사진이 언제 또 올라올까 눈에 불을 켜고 있었는데 어쩜
너무 예쁘네요 ㅠㅠㅠㅠ 저 발 하나만 입에 넣어봤음 좋겠..(헉)
Commented by shui at 2008/04/02 19:11
오... 장난 아니에요~~~
Commented by mehi at 2008/04/03 08:25
아흐, 고생이 많어.
방금 조금 찾아보니, AKC는 미국애견협회의 약자이던데. 애견협회에서의 고양이용 초유라니..흑. AKC의 고양이 초유는 아직 못찾았어. 심지어 AKC에서 고양이 사료도 못찾았다오.//(거기가 중국이라 그런걸까 아님 내가 걍 못찾은걸까 ;; 어후, 내가 덥다.)
그리고 배변유도는 손씻은 후 문지르는게 젤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 너 괜히 혀 고생시키지 말구;;(입보다는 방금씻은 손이 더 깨끗하지 않을까하는 생각.)
그러니까 손가락으로는 맛사지를 하고(배문지르며 배변유도), 족제비털이 금방 차가워진다면 타올이나 면류에 따뜻한물로 그루밍해주고.. 아흑.
서울에 토끼털 목도리가 있는데 그게 생각나네, 거기에 따뜻한 물 해서 문질러주면 좋아할거 같은데;;;;;
여튼 기운내고, 너무 걱정마. 옆에서 죽어라 돌보는 존재가 있으면 쟤네들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잘 견딜거야.
(쓰고 나니 별도움이 안되는 그저 길기만한 답글이구나;;힘내)
Commented by 작나무 at 2008/04/03 14:52
고생스럽지만 보람찬 나날입니다!
매히씨 검색 고마워. 그거 먹이면 안 될 것 같네. 애기 분유로 장난치는 나라인데 고양이 분유로 무슨 짓을 했을지 불안해서 -_-;;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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