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어미고양이를 위한 출산상자를 만들어둔 경우라면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아무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다. 게다가 어미가새끼를 돌보는 경우에는 겉에서 들여다보이지 않는 구조가 적당하겠지만 우리는 그와 다른 경우, 남자친구 곰군이 제작한 상자는 다음과 같다.
납작한 상자(컴퓨터 모니터 상자였음)를 펼쳐서 벽을 세우고 가로로 긴 면의 한쪽은 잘라내어 입구를 만들었다. 뒷쪽은 비스듬히 기대 지붕을 만들어 어둡고 아늑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한편으로 통풍도 원활하도록 고안한 설계, 순식간에 만들어낸 것이지만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지붕을 씌워서 내부를 가려줬다. 이불천을 잘라서 씌운 뒤 집게로 고정한 것. 평소에는 아이들에게 어둡고 조용한 환경을만들어주기 위해 덮어두었다가 우리가 아이들을 챙기거나 내부를 청소할 때는 간단하게 젖혀서 들여다볼 수 있는 구조가 되었다.
정품 고양이 하우스입니다 +ㅂ+
새끼고양이를 위한 최적온도는 섭씨 30도 정도라고 한다.(32도 이상이면 안됨!) 전기장판 위에 고양이이 상자를 통째로 올려놓으면 내부가 너무 더워질 수 있으므로, 고수들의 조언에 따라 절반만 걸쳐지게 설치했더니 취향 대로 어떤 녀석들은 전열선이있는 쪽에 가서 배를 지지고 누워있고 추위를 덜 타는 녀석들은 반대쪽으로 가서 누워있더라. 중간지대에서 대부분이 뒹굴도록 온도를 조절하는 것이 포인트.
기후와 실내 온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의 경우(봄 환절기, 난방이 약하게 되며 외풍이 없는 방)에 낮동안 전기장판을 가장 약한단계로 틀어놓고 밤에는 1단 이상으로 올렸으며 하루 중 가장 추운 시간은 해뜨기 전 새벽시간이라는 점을 염두해서 2-3단 정도로조절했다.
이 외에도 실내 습도조절을 위해서 가습기를 설치해두었고 일교차가 심해서 추워지는 밤에는 팬형 전열기를 가동시켜서 온도를 높였다. 공기정화에 도움이 될까 싶어 인도고무나무와 스킨댑서스 화분을 가져다 놓았는데 화분에 날벌레가 날아다녀 밖으로 퇴출시켰다. -_-;;
음식. 한국에서는 고양이용 분유를구입할 수 있고, 초유 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작나무가 살고있는 곳은 중국의 지방도시라 전용제품을 구입할 수 없었기에동물병원에서 강아지용 분유와 초유를 구입해서 먹였다. 강아지용 제품을 장기간 먹일 경우에 발육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경고도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 가격은 한화로 이삼만원 선, 한국에서도 비슷한 가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분유를 타는 비율은 엷게 시작해서 진하게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농도가 옅어야 아기들이 잘 빨아먹고 가공된 분유에 적응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처음에는 "분유:물"의 비율을 부피로 "1:1.5~2"로 시작했다. 그러나 분유를 너무 묽게 타서 먹이면 변비가 생기는 경우도 있으며 우리아기들 몇몇 역시 묽은 분유를 먹인지 며칠이 지나자 변비가 생겼다. 그 뒤 고수님들의 조언에 따라 점차 "분유:물"을 "1:1" 비율로 급여하기 시작하자 변비가 많이 개선되었다. (물론 제품에 분유의 희석비율이 적혀있는 경우라면 그대로 따르는 게 맞을 것이다.)
동물분유를 구입할 수 없는 경우, 사람용 분유를 두배 정도로 진하게 먹여도 된다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임시처방일 뿐 장기간복용은 발육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또한 대부분의 경우 우유는 급여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소의 젖에 있는 유당을분해하는 효소(락타아제)가 없거나 적은 고양이가 많기 때문에 설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우유를 마셔도 설사하지 않는 고양이가드물게 있으나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고 설사를 일으키는 고양이가 대부분이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말. 사람의 경우도 특히 동양인은락타아제가 적어서 우유를 마시면 설사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저도...-ㅂ-;)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유당이 제거된 우유제품이나왔다. "소화가 잘되는 우유" 라든지 "락토프리 우유" 같은 것들인데 이런 우유는 고양이에게 급여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생각한다. 그러나 설사를 할 가능성이 적다 뿐이지 초식동물의 젖을 장기간 먹여서 제대로 영양이 공급되길 바라기는 어려울 게분명하므로 역시 임시처방.
어쨌든 고양이에게 분유를 먹일 때에는 너무 차갑거나 뜨겁지 않은 적당한 온도를맞췄다. 팔 안쪽에 분유를 떨어뜨려 봤을 때 별다른 느낌이 없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한다. 사람 아기들의 경우도 엄마가 이런식으로 테스트하더라. 뜨거운 물을 담은 큰 그릇을 준비해두고 젖병을 통째로 담궈 중탕해가며 온도를 조절하면 된다. 개모에 따라약간 따듯한 쪽을 선호하는 녀석들이 있고 반대로 미지근한 것을 더 좋아하는 녀석들도 있다. 내 경우는 다섯마리 중 따듯한 걸좋아하는 녀석들 순서대로 먹였더니 분유를 중탕해서 데우는 시간이 줄어서 편리했다.
중국에서 어렵게 구입한 강아지용 분유와 젖병. ㅠ ㅠ
한국에서는 젖꼭지가 더 가는 제품을 판매하는데 여기서는 구할 수가 없더라.
젖병을 구하기 전까지 며칠간 사용했던 일회용 주사기.
젖꼭지가 너무 두꺼워서 젖을 빨지 못하는 새끼는 한동안 주사기로 분유를 먹였다.
주사기조차 구할 수 없는 무서운 동네에 사신다면 마약하는 사람에게 접근해서...(농담이 안 웃겨서 죄송;)
위스키 스트레이트잔에 분유를 타고 언더락잔으로 중탕을 했다.
주사기에 분유를 채울 때 세로로 깊은 잔이 편리했기 때문.
(또한 집에 있는 깨끗한 잔이 술잔뿐...... -_-;;;)
분유를 먹일 때는 배를 깔고 고개를 든 자세로먹여야 한다. 사람 아기들처럼 등을 대고 누운 자세로 먹이면 기도로 흘러들어간다고 한다. 젖꼭지를 수직에 가깝도록 세로로세워줘야 하는 이유도 역시 분유가 기도로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함이고, 젖을 빨면서 공기를 덜 삼키게 하기 위해서다. 젖을빨면서 공기를 많이 삼키면 가스가 차서 트림을 그륵그륵 해대더라. 분유를 먹이는 도중에도 잠시 쉬면서 등을 쓸어주고 다 먹인뒤에도 등을 쓸어줘서 트림을 시켜 뱃속의 가스를 빼줘야 한다. 따듯한 손으로 어미가 그루밍해주듯이 약간 힘을 줘서 쓰윽쓰윽문질러주면 그 조그만 몸에서 트림소리와 골골골골 소리가 난다. +ㅂ+
젖병을 싫어하는 양이에게 쉽게 먹이는 방법,한손으로 고양이의 상체를 살짝 들어올리고 목을 고정시킨 뒤(목을 잘 가누지 못하는아가냥이들은 끝까지 잡아줘야 한다) 젖을 찾아서입을 쩝쩝대는 순간을 포착해 일단 젖병을 밀어넣는다. 그 뒤로 젖병을 점점수직으로 들어주면 고양이도 자연스럽게 자세를 잡는다.분유를 무리하게 짜넣으면 삼키기 못하고 기도로 넘어갈 수 있으니 스스로 빨아서 삼키도록 기다리며고양이가 먹기 싫다고 투정을부려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온도를 조절하거나 자세를 바꿔주는 무한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여러마리를 먹이다보니 개묘에 따라 선호하는 자세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아직 목을 잘 가누지 못해서 고개를 잡아줘야 하는녀석도 있고 반대로 머리를 잡아주면 싫다고 고개를 내두르는 녀석도 있다. 손바닥 꾹꾹이를 좋아하는 녀석도 있고 핫팩 꾹꾹이를좋아하는 녀석도 있고 허공에 꾹꾹이ㅠ ㅠ하는 녀석도 있고 전혀 안하는 녀석도 있다.
예를 들어 발육이 좋은 샤샤는아무 도움 없이도 바닥에 엎어진 채 앞발로 몸을 지탱한 채 목에 힘을 주고 쫙쫙 빨아먹는다. 샤오띠는 굉장히 까다로운 아이라최대한 어미와 같은 느낌이 나도록 핫팩을 둥글게 말아서 천으로 싸놓은 위에 기어 올라가야 젖병을 문다. 바이스 역시 핫팩에매달려 먹기를 좋아하는데 이녀석은 꾹꾹이를 할 대상이 없으면 젖병을 뱉어버리기에-_- 젖병을 든 손을 최대한 꺾어서 손바닥에꾹꾹이를 하도록 해줬다.
쓰고보니 엄청 귀찮은 일 같지만 이래저래 조건을 바꿔주면서 최적의 상황을 만들어주는 일은 굉장히 재미있는 일이기도 하다. 아기들의 개성을 존중해서, 최대한 어미 젖을 먹는 것과 가까운 느낌이 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포인트.
분유를 먹이는 주기 역시 어미 젖에 최대한 가깝게 먹이려고 했다. 어미고양이는 2-3시간마다 한 번 젖을 물린다고 하는데 이에 맞추되 최대한 휴식을 가지기 위해 3시간 간격으로젖을 먹였다. 분유를 잘 먹지 않으려는 입 짧은 애들은 일단 쉬게 두었다가 다른 아기들을 먹인 뒤에 한입이라도 더 먹였는데1ml씩 열 번 먹이면 10ml가 된다는 각오로 매달렸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아기 장자가 죽기 직전에 분유를 한 모금도 제대로삼기지 못했던 기억 때문에 강박적으로 열심히 먹였다. 건강하게 잘 먹는 아가라면 억지로 과식시킬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어미없는 아가들은 대체로 그렇지 않아서 사람이 많이 먹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트림질을 해대는 샤오띠의 모습 뒤로
남자친구 곰 군이 샤샤에게 분유를 먹이는 장면.
배변.새끼고양이는 어미가 혀로 핥아서 배변을 유도해주지 않으면 배설을 할 수 없다. 이 문제는 우리에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건강상태에 따른 개묘차도 커서 항문을 건드리기만 해도 잘 싸는 녀석이 있는 반면, 한참동안 공을 들여야 겨우 응가를 보여주는녀석도 있었고, 분유 문제로 변비가 악화되어서 항문에서 피가 난 녀석까지 있었다.(미안해 ㅠ ㅠ)
건강한 샤샤는 똥꼬를 건드리기만 하면 쑥쑥 잘 싼다.
어미고양이가 새끼 배변유도를 할때도 이렇게 배를 드러낸 뒤에
앞발로 새끼 가슴팍을 누르고 혀로 핥아주더라.
일단 정석으로 제시되는 방법은 따듯한 물에 적신 휴지로 생식기를 문질러서 오줌과 똥을 받아내는 방법이다. 내 경험으로는 화장실용 두루마리 화장지나 미용 화장지 보다, 주방용 종이타월이더 나았다. 흡수력이 좋고 질기며 특별한 향도 없어서 편리하게 사용했다. 입 안쪽은 항문과 비슷한 얇은 상피세포로이루어져있으므로, 키친타월을 입술 안쪽의 부드러운 점막에 문질러본 뒤에 고양이 항문에 사용해도 무리가 없을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그외에도 따듯한 물에 적신 수건으로 문지르는 방법, 붓털로 자극하는 방법, 손가락으로 문지르는 방법 등을 사용해봤고 그래도 배설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어미고양이가 하듯 혀로 핥아줘봤다. 이런저런 방법을 거듭해보다 항문과 요도의 직접자극 외에도 장 운동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뒤늦게 깨달아서 똥꼬가 헐어버린 아가들 미안 ㅠ ㅠ)
장 운동을 시키기 전에 일단 손을 최대한 따듯하게 데운다. 손이 찬 편이라 따듯한 물에 손을 담그거나 뜨거운 물을 담근 병을 손으로붙잡고 있거나 손바닥을 비비거나 하면서 손을 데웠다.(손 따듯하신 분들 부럽삼.) 새끼고양이를 뉘여서 배를 드러낸 뒤 손가락끝으로 가볍게 힘을 주고 시계방향으로 문지르기도 하고 엎드린 자세에서 손을 배 아래로 넣어서 조물조물 만져주기도 했다. 어떻게든대장을 자극하는 동시에 항문과 요도를 자극하면 배설이 많이 쉬워지더라. 건강한 샤샤는 배를 만져주기만 하면 오줌을 찔끔찔끔쌌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변비가 생긴다고 분유를 묽게 타주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분유가 묽어지면 장에 무리가 가는 동시에 장운동은 활발해지지 않으므로 배설이 원활하지 못해서 변비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싶다.
배변을 시키는 주기는 싸는 놈이 원할 때,가 정답일 것이다. 아이들마다 먹는 양도 다르고 소화능력도 다르니 매 세시간 간격으로 배변을 시키는 것은 무리였다. 처음에는 무리해서 분유를 먹인 뒤에 배변을 시키려고 매달렸는데 소변은 자주 누게하는 것이 좋겠지만 대변은 그렇지 않았다. 아이들 아랫배를 만져보고 빵빵하고 단단한 감이 느껴진다면 먼저 배변을 시킨 뒤에 밥을 먹이기도 했고 반대로 하기도 했다.
어미 없는 새끼 고양이들이 울고 보채는 이유를 사람이 완벽하게 알아차릴 수는 없겠지만, 배고픔, 배아픔, 외로움 이 세가지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밥을 먹이고 똥오줌을 뉘이고 따듯한 손으로 어루만져주는 일을 반복하는 수밖에.
엄마있는 업둥이를 맡아 기르면서 여러모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아가들을 살려내려고 나름 고군분투했다. 장황하게 적어내린 양육기는 우리가 얼마나노력과 고생을 했는지 알리기 위한 일종의 홍보물인 동시에 이 지극정성을 만천하에 알려 결국에는 하늘에까지 소식이 전해져서 그쪽에계신 절대자가 남은 생명들을 거둬가는 시점을 한참 뒤로 늦춰주실 것을 기원하는 대운명전략의 단초이기도 하다.
어미 없이새끼고양이를 키우면서 다음 카페 "냥이네"에서 자료가 많은 도움이 되었고 게시판과 이메일로 질문도 많이 했다. 그동안 답해주신 무수히많은 애묘인들께 감사드리며 우리의 경험담이 다른 대리부모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여러 회원님들의 경험과 조언과 함께 정리해봤다. 잘못된 부분이나 애매한 부분,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가차없이 덧글 남겨주시기를.
납작한 상자(컴퓨터 모니터 상자였음)를 펼쳐서 벽을 세우고 가로로 긴 면의 한쪽은 잘라내어 입구를 만들었다. 뒷쪽은 비스듬히 기대 지붕을 만들어 어둡고 아늑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한편으로 통풍도 원활하도록 고안한 설계, 순식간에 만들어낸 것이지만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새끼고양이를 위한 최적온도는 섭씨 30도 정도라고 한다.(32도 이상이면 안됨!) 전기장판 위에 고양이이 상자를 통째로 올려놓으면 내부가 너무 더워질 수 있으므로, 고수들의 조언에 따라 절반만 걸쳐지게 설치했더니 취향 대로 어떤 녀석들은 전열선이있는 쪽에 가서 배를 지지고 누워있고 추위를 덜 타는 녀석들은 반대쪽으로 가서 누워있더라. 중간지대에서 대부분이 뒹굴도록 온도를 조절하는 것이 포인트.
기후와 실내 온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의 경우(봄 환절기, 난방이 약하게 되며 외풍이 없는 방)에 낮동안 전기장판을 가장 약한단계로 틀어놓고 밤에는 1단 이상으로 올렸으며 하루 중 가장 추운 시간은 해뜨기 전 새벽시간이라는 점을 염두해서 2-3단 정도로조절했다.
이 외에도 실내 습도조절을 위해서 가습기를 설치해두었고 일교차가 심해서 추워지는 밤에는 팬형 전열기를 가동시켜서 온도를 높였다. 공기정화에 도움이 될까 싶어 인도고무나무와 스킨댑서스 화분을 가져다 놓았는데 화분에 날벌레가 날아다녀 밖으로 퇴출시켰다. -_-;;
음식. 한국에서는 고양이용 분유를구입할 수 있고, 초유 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작나무가 살고있는 곳은 중국의 지방도시라 전용제품을 구입할 수 없었기에동물병원에서 강아지용 분유와 초유를 구입해서 먹였다. 강아지용 제품을 장기간 먹일 경우에 발육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경고도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 가격은 한화로 이삼만원 선, 한국에서도 비슷한 가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분유를 타는 비율은 엷게 시작해서 진하게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농도가 옅어야 아기들이 잘 빨아먹고 가공된 분유에 적응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처음에는 "분유:물"의 비율을 부피로 "1:1.5~2"로 시작했다. 그러나 분유를 너무 묽게 타서 먹이면 변비가 생기는 경우도 있으며 우리아기들 몇몇 역시 묽은 분유를 먹인지 며칠이 지나자 변비가 생겼다. 그 뒤 고수님들의 조언에 따라 점차 "분유:물"을 "1:1" 비율로 급여하기 시작하자 변비가 많이 개선되었다. (물론 제품에 분유의 희석비율이 적혀있는 경우라면 그대로 따르는 게 맞을 것이다.)
동물분유를 구입할 수 없는 경우, 사람용 분유를 두배 정도로 진하게 먹여도 된다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임시처방일 뿐 장기간복용은 발육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또한 대부분의 경우 우유는 급여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소의 젖에 있는 유당을분해하는 효소(락타아제)가 없거나 적은 고양이가 많기 때문에 설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우유를 마셔도 설사하지 않는 고양이가드물게 있으나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고 설사를 일으키는 고양이가 대부분이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말. 사람의 경우도 특히 동양인은락타아제가 적어서 우유를 마시면 설사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저도...-ㅂ-;)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유당이 제거된 우유제품이나왔다. "소화가 잘되는 우유" 라든지 "락토프리 우유" 같은 것들인데 이런 우유는 고양이에게 급여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생각한다. 그러나 설사를 할 가능성이 적다 뿐이지 초식동물의 젖을 장기간 먹여서 제대로 영양이 공급되길 바라기는 어려울 게분명하므로 역시 임시처방.
어쨌든 고양이에게 분유를 먹일 때에는 너무 차갑거나 뜨겁지 않은 적당한 온도를맞췄다. 팔 안쪽에 분유를 떨어뜨려 봤을 때 별다른 느낌이 없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한다. 사람 아기들의 경우도 엄마가 이런식으로 테스트하더라. 뜨거운 물을 담은 큰 그릇을 준비해두고 젖병을 통째로 담궈 중탕해가며 온도를 조절하면 된다. 개모에 따라약간 따듯한 쪽을 선호하는 녀석들이 있고 반대로 미지근한 것을 더 좋아하는 녀석들도 있다. 내 경우는 다섯마리 중 따듯한 걸좋아하는 녀석들 순서대로 먹였더니 분유를 중탕해서 데우는 시간이 줄어서 편리했다.

한국에서는 젖꼭지가 더 가는 제품을 판매하는데 여기서는 구할 수가 없더라.

젖꼭지가 너무 두꺼워서 젖을 빨지 못하는 새끼는 한동안 주사기로 분유를 먹였다.
주사기조차 구할 수 없는 무서운 동네에 사신다면 마약하는 사람에게 접근해서...(농담이 안 웃겨서 죄송;)
위스키 스트레이트잔에 분유를 타고 언더락잔으로 중탕을 했다.
주사기에 분유를 채울 때 세로로 깊은 잔이 편리했기 때문.
(또한 집에 있는 깨끗한 잔이 술잔뿐...... -_-;;;)
분유를 먹일 때는 배를 깔고 고개를 든 자세로먹여야 한다. 사람 아기들처럼 등을 대고 누운 자세로 먹이면 기도로 흘러들어간다고 한다. 젖꼭지를 수직에 가깝도록 세로로세워줘야 하는 이유도 역시 분유가 기도로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함이고, 젖을 빨면서 공기를 덜 삼키게 하기 위해서다. 젖을빨면서 공기를 많이 삼키면 가스가 차서 트림을 그륵그륵 해대더라. 분유를 먹이는 도중에도 잠시 쉬면서 등을 쓸어주고 다 먹인뒤에도 등을 쓸어줘서 트림을 시켜 뱃속의 가스를 빼줘야 한다. 따듯한 손으로 어미가 그루밍해주듯이 약간 힘을 줘서 쓰윽쓰윽문질러주면 그 조그만 몸에서 트림소리와 골골골골 소리가 난다. +ㅂ+
젖병을 싫어하는 양이에게 쉽게 먹이는 방법,한손으로 고양이의 상체를 살짝 들어올리고 목을 고정시킨 뒤(목을 잘 가누지 못하는아가냥이들은 끝까지 잡아줘야 한다) 젖을 찾아서입을 쩝쩝대는 순간을 포착해 일단 젖병을 밀어넣는다. 그 뒤로 젖병을 점점수직으로 들어주면 고양이도 자연스럽게 자세를 잡는다.분유를 무리하게 짜넣으면 삼키기 못하고 기도로 넘어갈 수 있으니 스스로 빨아서 삼키도록 기다리며고양이가 먹기 싫다고 투정을부려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온도를 조절하거나 자세를 바꿔주는 무한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발육이 좋은 샤샤는아무 도움 없이도 바닥에 엎어진 채 앞발로 몸을 지탱한 채 목에 힘을 주고 쫙쫙 빨아먹는다. 샤오띠는 굉장히 까다로운 아이라최대한 어미와 같은 느낌이 나도록 핫팩을 둥글게 말아서 천으로 싸놓은 위에 기어 올라가야 젖병을 문다. 바이스 역시 핫팩에매달려 먹기를 좋아하는데 이녀석은 꾹꾹이를 할 대상이 없으면 젖병을 뱉어버리기에-_- 젖병을 든 손을 최대한 꺾어서 손바닥에꾹꾹이를 하도록 해줬다.
쓰고보니 엄청 귀찮은 일 같지만 이래저래 조건을 바꿔주면서 최적의 상황을 만들어주는 일은 굉장히 재미있는 일이기도 하다. 아기들의 개성을 존중해서, 최대한 어미 젖을 먹는 것과 가까운 느낌이 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포인트.
분유를 먹이는 주기 역시 어미 젖에 최대한 가깝게 먹이려고 했다. 어미고양이는 2-3시간마다 한 번 젖을 물린다고 하는데 이에 맞추되 최대한 휴식을 가지기 위해 3시간 간격으로젖을 먹였다. 분유를 잘 먹지 않으려는 입 짧은 애들은 일단 쉬게 두었다가 다른 아기들을 먹인 뒤에 한입이라도 더 먹였는데1ml씩 열 번 먹이면 10ml가 된다는 각오로 매달렸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아기 장자가 죽기 직전에 분유를 한 모금도 제대로삼기지 못했던 기억 때문에 강박적으로 열심히 먹였다. 건강하게 잘 먹는 아가라면 억지로 과식시킬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어미없는 아가들은 대체로 그렇지 않아서 사람이 많이 먹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남자친구 곰 군이 샤샤에게 분유를 먹이는 장면.
배변.새끼고양이는 어미가 혀로 핥아서 배변을 유도해주지 않으면 배설을 할 수 없다. 이 문제는 우리에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건강상태에 따른 개묘차도 커서 항문을 건드리기만 해도 잘 싸는 녀석이 있는 반면, 한참동안 공을 들여야 겨우 응가를 보여주는녀석도 있었고, 분유 문제로 변비가 악화되어서 항문에서 피가 난 녀석까지 있었다.(미안해 ㅠ ㅠ)

어미고양이가 새끼 배변유도를 할때도 이렇게 배를 드러낸 뒤에
앞발로 새끼 가슴팍을 누르고 혀로 핥아주더라.
일단 정석으로 제시되는 방법은 따듯한 물에 적신 휴지로 생식기를 문질러서 오줌과 똥을 받아내는 방법이다. 내 경험으로는 화장실용 두루마리 화장지나 미용 화장지 보다, 주방용 종이타월이더 나았다. 흡수력이 좋고 질기며 특별한 향도 없어서 편리하게 사용했다. 입 안쪽은 항문과 비슷한 얇은 상피세포로이루어져있으므로, 키친타월을 입술 안쪽의 부드러운 점막에 문질러본 뒤에 고양이 항문에 사용해도 무리가 없을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그외에도 따듯한 물에 적신 수건으로 문지르는 방법, 붓털로 자극하는 방법, 손가락으로 문지르는 방법 등을 사용해봤고 그래도 배설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어미고양이가 하듯 혀로 핥아줘봤다. 이런저런 방법을 거듭해보다 항문과 요도의 직접자극 외에도 장 운동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뒤늦게 깨달아서 똥꼬가 헐어버린 아가들 미안 ㅠ ㅠ)
장 운동을 시키기 전에 일단 손을 최대한 따듯하게 데운다. 손이 찬 편이라 따듯한 물에 손을 담그거나 뜨거운 물을 담근 병을 손으로붙잡고 있거나 손바닥을 비비거나 하면서 손을 데웠다.(손 따듯하신 분들 부럽삼.) 새끼고양이를 뉘여서 배를 드러낸 뒤 손가락끝으로 가볍게 힘을 주고 시계방향으로 문지르기도 하고 엎드린 자세에서 손을 배 아래로 넣어서 조물조물 만져주기도 했다. 어떻게든대장을 자극하는 동시에 항문과 요도를 자극하면 배설이 많이 쉬워지더라. 건강한 샤샤는 배를 만져주기만 하면 오줌을 찔끔찔끔쌌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변비가 생긴다고 분유를 묽게 타주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분유가 묽어지면 장에 무리가 가는 동시에 장운동은 활발해지지 않으므로 배설이 원활하지 못해서 변비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싶다.
배변을 시키는 주기는 싸는 놈이 원할 때,가 정답일 것이다. 아이들마다 먹는 양도 다르고 소화능력도 다르니 매 세시간 간격으로 배변을 시키는 것은 무리였다. 처음에는 무리해서 분유를 먹인 뒤에 배변을 시키려고 매달렸는데 소변은 자주 누게하는 것이 좋겠지만 대변은 그렇지 않았다. 아이들 아랫배를 만져보고 빵빵하고 단단한 감이 느껴진다면 먼저 배변을 시킨 뒤에 밥을 먹이기도 했고 반대로 하기도 했다.
어미 없는 새끼 고양이들이 울고 보채는 이유를 사람이 완벽하게 알아차릴 수는 없겠지만, 배고픔, 배아픔, 외로움 이 세가지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밥을 먹이고 똥오줌을 뉘이고 따듯한 손으로 어루만져주는 일을 반복하는 수밖에.
엄마있는 업둥이를 맡아 기르면서 여러모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아가들을 살려내려고 나름 고군분투했다. 장황하게 적어내린 양육기는 우리가 얼마나노력과 고생을 했는지 알리기 위한 일종의 홍보물인 동시에 이 지극정성을 만천하에 알려 결국에는 하늘에까지 소식이 전해져서 그쪽에계신 절대자가 남은 생명들을 거둬가는 시점을 한참 뒤로 늦춰주실 것을 기원하는 대운명전략의 단초이기도 하다.
어미 없이새끼고양이를 키우면서 다음 카페 "냥이네"에서 자료가 많은 도움이 되었고 게시판과 이메일로 질문도 많이 했다. 그동안 답해주신 무수히많은 애묘인들께 감사드리며 우리의 경험담이 다른 대리부모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여러 회원님들의 경험과 조언과 함께 정리해봤다. 잘못된 부분이나 애매한 부분,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가차없이 덧글 남겨주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