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어쩐지 에이즈에 걸리진 않을 것 같다. 정확히 말하면 HIV에 감염되지 않을 것 같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긴 하지만, 섹스파트너의 보균여부를 의심하고 콘돔이 찢어지진 않았을까 불안에 떠느라 오르가즘을 포기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섹스를 통해 HIV에 감염되는 경우는 1% 미만이라고 한다. 보균자와 콘돔 없이 섹스를 하더라도 감염율은 15% 정도라고 한다. 그렇게 보면 페스트나 독감보다 훨씬 덜 무섭다. 감염율도 낮고 감염 후 발병속도도 느리고 생존율도 높으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파트너에게 "콘돔 없이 해도 괜찮아"라고 말하는 건 아니다. 내 파트너가 아니라 누구에게라도, 콘돔 없이 섹스해도 에이즈에 걸릴 확율은 낮으니까 괜찮다고 말하면 안된다. 누군가가 그 말을 믿고 스스로를 위험에 노출시킨다면, 그래서 감염된다면, 그건 어쨌든 내 책임이기 때문이다. 내가 책임질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의사도 간호사도 아니고 보건교사도 아니고 단지 섹스를 즐기는 개인인 나 조차도 그렇게 주장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데 하물며 정부가 국민들한테 "걱정말고 콘돔 없이 즐기라"고 말하는건 말도 안된다.
그냥 그렇다고.
광우병 0.1%의 확률의 거짓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