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호러픽쳐쇼.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저녁이었다. 창밖은 흐렸으나 실내로 새들어온 햇살은 기괴하게 강렬해서 봄봄의 떡진 털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는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가. 그의 시선을 따라가 보면 허공이 있을 뿐이었다. 그는 허공을 응시하며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스쳐가는 바람결에 비릿한 고양이 냄새가 났다.


그는 어두운 구석으로 자리를 옮기고 차분히 기다렸다. 암흑의 제왕이 시간을 점령하기를 기다리는 저격수와 같은 몸짓이었다. 그의 식빵은 단단한 바게트와 같아서 풀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마침내 해가 지고 완전한 암흑이 찾아왔다. 세상의 모든 존재가 눈을 감은 듯한 어둠이었다. 날카로운 울음소리와 함께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나타났다.


어둠 속에서 나타난 괴물체는 무엇인가. 악마에게 오십퍼센트 세일로 영혼을 팔아치운 욕망의 덩어리, 주식시장에 영혼의 지분을 내어놓은 사악한 경영자, 아니, 그는 사람이 아니었다. 사람보다 더 무서운 존재였다.

전직 철묘 삼종 우다다 챔피언이라는 영광의 자리에 등극했던 과거를 뒤로 한 채, 캣닢 한줌에 자존심을 버리고 달려드는 중독자의 길을 걷게 되어, 결국 도핑테스트 결과에 따라 챔피언 벨트를 내어놓고, 어둠의 세계에서 캣닙을 구걸하는 사연 많은 고양이었던 것이다.











훗.

아... 웃길라고 썼는데 재미 없어서 미안해요.

by 작나무 | 2008/05/16 15:25 | 봄봄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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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poxen at 2008/05/16 15:35
아니예요! 재미있어요!
그런데 우리 애들은 비듬이 보이던데 물닿으면 세상이 떠나갈듯 울어서 목욕을 못 시키겠어요, 어쩌죠...
Commented by 늑대별 at 2008/05/16 16:34
하하...사진의 분위기는 기괴합니다...^^
Commented by 제갈교 at 2008/05/16 16:41
저런 사진 볼 적마다 고양이 키우고 싶다죠.
(허나 지금 사는 곳이 기숙사라는 점, 귀국할 때 데리고 가려면 돈 많이 든다는 점 때문에 흑흑... 예전에 아는 형이 고양이 키우고 있어서 겨울 때 데리고 들어가려는데 돈 조금 많이 들었다는군요.)
Commented by 작나무 at 2008/05/17 14:22
poxen 님.
일단 목욕을 시키기 하루 전에 반드시 발톱을 잘라주세요.(스크래치 방지-_-;;) 결전의 시간이 오기 전에 미리 욕조나 세면대에 물을 받아두세요. 높이는 뒷다리가 잠기고 배가 수면에 닿을 정도로, 수온은 손을 담갔을 때 뜨듯하다 느낄 정도로 맞추시고요.
냥이를 물에 살포시 담그면, 본능이 거부하겠지만, 그래도 토닥토닥 해주면서 안심을 시키시고..(아이가 지랄발광을 하면서 뛰쳐나가려고 든다면 그냥 속전속결하시는 수밖에... -ㅂ-;;)
배부터 살살 물에 적신 뒤에 등쪽으로 물을 끼얹고 목덜미까지 적셔주세요. 제 생각에 냥이가 제일 싫어하는 게 얼굴 씻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일단 몸통에 샴푸를 해주고 싹 헹군 뒤에 얼굴 파트로 가는 게 좀 나을 듯 싶어요.
정 안되겠으면 구프를 써보세요. 털에 미리 발라놓고 헹구기만 하면 되는 제품이라 훨씬 간단합니다. 흣... 건투를 빌어요!

늑대별 님. 분위기만요. ㅋ

제갈교 님. 기숙사에서는 아무래도 무리겠지요. 사진 보면서 자꾸 키우고 싶어하시다 고양이 기르기를 목적으로 독립을 추진해보심이...
Commented by blus at 2008/05/17 15:38
이번엔 대부삘이 물씬~나네요.=ㅂ=ㅋ
Commented by 작나무 at 2008/05/18 00:22
크크크 +ㅂ+
Commented by 아니마 at 2008/05/18 11:51
어차피 봄봄 사진만 잘나오면 되므로 용서가능 +ㅂ+
Commented by 작나무 at 2008/05/18 19:14
아니마 양. 목적지향적인 관용을 보여줘서 고마우이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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