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욱. 입.

이웃집 언니가 한국에서 공수해온 각종 종자들로 채마밭으로 꾸며놓았다. 파, 열무, 상추, 아욱, 토마토 등등. 몇뿌리 캐가서 먹으라길래 중국에서 보기 힘든 아욱을 다섯뿌리 캐왔다. 어제 화분에 심어놓았는데 하나는 뿌리가 다쳤는지 제대로 서지 못하고 비실비실하다. 며칠 더 둬볼까 얼른 뽑아서 된장국 끓여먹을까 고민이다.

예전에는 거창한 것들을 원했다. 진리나 이상이나 꿈 심지어 사랑 같은 것들. 자연주의자 누디스트 공동체가 모여살 수 있는 땅, 아이들만을 위한 동화책 도서관 같이 크고 멋진 것을 원했다. 지금은 그저 모종삽 하나를 원한다. 맨손으로 아욱을 옮겨심는데 손톱 밑에 잔돌이 박혀서 제법 아팠기 때문이다.

아무리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오럴섹스는 달콤하지 않다. 체액이 달콤하다는 건 경험없는 꼬꼬마들을 흥분시키기 위한 야설에나 나오는 표현이다. 체액은 비리고 짜고 들큰하고 조금은 역겨운 맛이 난다. 섹스할 때 입은 이타적이다. 입은 섹스할 때만 이타적이다.

욕하기는 참 쉽고 조언하는 척 욕하기도 참 쉽고 위해주는 척 욕하기도 참 쉽다. 언제나 행동하기가 어렵지.

by 작나무 | 2008/05/17 15:14 | 일상잡설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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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ucida at 2008/05/17 15:47
맞아요~ 하루하루 기도 드릴 수 있는 단 5분의 시간만 있어도 괜찮은 거죠. (그나저나 오럴섹스는 굉장히 공감~ㅎㅎ)
Commented by blus at 2008/05/17 23:17
행동이 가장 어려운 것이죠. 자연공동체+도서관. 너무 멋진 이상향이네요.
<월든>이 떠오르네요. 그곳에 저도 가고 싶습니다.;ㅁ;/
Commented by 작나무 at 2008/05/18 00:21
Lucida 님. 하루 오분의 여유가 없는 인간은 대체 왜 살아야 하는 건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겠죠. 그런데 여유가 없으면 자문할 시간도 없다는 것이 문제. -ㅂ-;

blus 님. 그 거대한 꿈이 언젠가 실현이 될까요... 지금은 많이 소박해요. 어느 조용한 시골에 너른 집 한 채 구해서 오갈데없는 가난한 예술가들과 멍멍이 야옹이 참새 매미 불러들여 오손도손 살자는 생각을 하고있어요. ㅎ 돈벌어야 하는데. ㅠ ㅠ;
Commented by blus at 2008/05/18 22:26
글 열심히 써둬야겠어요!;ㅂ;/
Commented by 작나무 at 2008/05/19 15:51
blus 님. 글 팔아서 꿈을 이루세 +ㅂ+

역성혁명 님. 잠깐 사이에 글이 없어졌네요;; 하악하악;;;
Commented at 2008/05/19 16:4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올리비아 at 2008/05/19 20:12
아~ 늘 이타적인 입이 되어야 할 터인데...
Commented by 역성혁명 at 2008/05/19 22:16
작나무 : 죄송합니다. 댓글이 너무 과격해서 작나무씨에게 피해를 줄까봐

지워버렸습니다.
Commented by 작나무 at 2008/05/20 01:51
비공개 님. 덧글 고마워요. 제 블로그 역사상 가장 긴 덧글이 될 듯 싶어요. ㅎㅎ

올리비아 님. 이타적인 입이기가 쉽지 않죠. 혀는 날름날름 잘 하지만. ㅎ

역성혁명 님. 그렇게 말씀하시니 더 궁금하잖아요. +ㅂ+ 접속해놓고 갑자기 일이 생겨서 전화받고 메일 체크하는 통에 창을 닫았는데 그새 지워버리시다니 넘 과격하셔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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