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침.

옛날 어느 곳에 날개를 가진 여자아이가 살았다. 날개는 아이의 어깨뼈에서 솟아나왔는데 급속하게 자라서 곧 커다란 날개가 되었다. 기겁을 한 이웃 사람들이 찾아와서 아이의 부모에게 충고했다.
"날개를 잘라 주어야합니다."
"왜요"
"그건... 어쨌든 너무나 명백하잖아요."
그러나 아이는 '싫어요!"라고 분명하게 자기 의사를 표현했고 이웃들은 그냥 돌아갔다.

몇 주일이 지나자 다시 이웃 사람들이 아이의 부모를 찾아왔다.
"날개를 자르지 않는다면 그 애를 불구로 만들야 합니다."
"왜요?" 아이의 부모가 다시 물었다.
"적어도 부모가 무엇인가 노력했다는 걸 보여주는 거지요."
아이의 부모는 고개를 저었고 이웃들은 떠났다.

그러나 사람들은 곧 다시 나타나서 부모에게 따졌다.
"벌써 두 번이나 우리를 그냥 돌려보냈지요? 하지만 아이의 입장을 생각해보세요. 부모가 그 불쌍한 어린 것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셨나요?"
아이의 부모는 조용히 말했다.
"우리는 그 애에게 나는 것을 가르치고 있답니다."

수티티 남조시의 페미니스트 우화 <신데렐라가 집을 나간 이유>에서

Shiori Matsumoto <Marionette> 2000


by 작나무 | 2008/05/27 19:32 | 그림과글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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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제갈교 at 2008/05/27 19:41
와... 날개 소녀...^^
(은근하게 날개 모에 증후군에 빠져 있답니다. 사실 그걸로 망상으로 생각하고 있거나 그냥 끄적끄적 대는게 몇 가지... )

아래 마리오네트는 마리오네트 인형을 조종하는 소녀도 마리오네트인 것인가요?
Commented by 작나무 at 2008/05/28 05:35
넵. 조종하는 조종당하는 소녀에요.

어쩌면 반대로 토끼머리 작은 인형이 소녀를 조종하고 소녀는 장막 뒤의 보이지않는 존재를 조종하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blus at 2008/06/02 16:56
인상깊은 문장입니다. 책을 꼭 읽어 봐야겠어요.
Commented by 작나무 at 2008/06/04 20:59
짧은 이야기 모음이라 금방 읽을 거에요.
곱씹으면서 읽을만한 이야기가 많아서 굉장히 든든한 책입니다.
그런데 절판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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