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침대에 눕는 시간.

요즘 그와 함께 침대에 눕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 최근 나는 아침에 잠자리에 들고 그는 오후에 잠자리에 드는 때가 많았는데 둘 다 깨어있는 저녁-밤 시간에는 한국의 촛불시위 관련 영상과 기사를 찾아보느라 바빴다. 성욕은 점차 줄고있고 그렇다고 권태로운가 하면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좀 그렇다.

며칠동안 생활주기를 바꿔보려고 잠을 끊어서 자고 있는데 서너시간 자다깨다 반복하면서 같이 침대로 가도 함께 자지는 않게 된다. 우리 둘이 침대에 누우면 고양이 두마리가 두사람의 몸을 타넘으며 장난질을 해대고 둔한 나는 금새 잠이 들지만 그는 내가 잠든 뒤에는 손님방에 가서 방문을 닫고 자버린다. 그래서 내내 고양이들과 동침해왔다. 남자보다 고양이가 낫다.

오늘도 시위가 격렬해진 것 같은데 네다섯시쯤 되니까 좀 사그라든 것 같아서 산책이나 하자고 해변으로 나갔다. 윗옷을 벗은 할아버지가 큰 소리로 아리아를 부르더라. 지나쳐서 좀 걷는데 이쪽에선 추리닝 입은 아저씨가 테너로 발성연습을 하고있고. 어쩐지 노래를 부르고 싶어져서 나는 아침이슬을 불렀다.

시장에 들러서 앵두 두 근을 샀다. 제철이라 값이 많이 내렸더라. 일킬로그램에 한화로 천오백원 정도, 여름이 가기 전에 마음껏 먹을테다. 새로 생긴 가게에서 생선도 샀다. 아저씨가 따바위라는 이름의 생선을 권해줘서 샀는데 삼치 비슷하게 생긴 녀석이다. 조개도 조금 사들고 왔다.

생선 꼬리를 묶어서 손에 들고 핏물 덜렁덜렁 흘리며 동네로 돌아왔다. 집 앞 공원에서 할머니들이 태극권 검술하고 있길래 잠깐 구경하고 있는데 옆에 앉아있던 할아버지들이 나를 보면서 따바위 어쩌고 말하더라.(자꾸 들어서 생선 이름 외워버렸다.) 생선이 신선하네 안 신선하네 두분이 한참 뭐라 하다가 나보고 오늘 먹을 거냐고 물어보더라. 바로 먹을 거라고 대답했더니 오늘 넘기지 말고 먹으라고 신신당부를 하신다.

집에와서 da ba yu로 검색해봤는데 뭔지 모르겠다. da는 그냥 크다(大)는 의미일지도 몰라서 ba yu로만 검색해봐도 모르겠다. 모르는겠지만 오늘 내로 구워먹으면 맛있겠지. 여튼 오늘은 생선이랑 조개랑 나눠먹고 꼭 같이 잘거다. 동거한 뒤로 섹스가 더 줄어드는 것 같다. 연애할 때는 두시간동안 서너번은 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일주일에 서너번.



by 작나무 | 2008/06/08 06:14 | 일상잡설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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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레비 at 2008/06/09 17:23
괜찮은데 일주일에 서너번
Commented by 작나무 at 2008/06/12 02:01
ㅎㅎ 괜찮지.
Commented by StarLArk at 2008/06/13 11:18
동거 = 準 가족

이 공식이면 모든게 설명 가능합니다.
Commented by 작나무 at 2008/06/18 06:19
가족애의 시작이지요. ^^
Commented by StarLArk at 2008/06/18 10:12
가족과 잠을 자다니...-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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