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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없는 출산. 손바닥글

산모는 환자가 아니다. 아기도 환자가 아니다. 그러나 병원에서 출산을 할 때는 환자 취급을 받게된다. 산모의 입장에서 환자 취급은 그래도 감내할 수 있는 것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아기의 입장에서 어떨지를 상상해보면 참 무섭다.

자궁 속에서 조금 더 있고싶은데 억지로 끌려나와(유도분만) 엄마의 산도를 거칠게 쓸고 지나가고(산모가 회음부에 열상을 입을 때 아이는 어떤 기분일까?) 태어나면 울음소리를 내지를 때까지 얻어맞기도 하며(빠른 폐호흡을 유도하기 위해) 곧바로 엄마와 연결되어있던 마지막 끈이 잘려나간다. 탯줄이 제거된 뒤에는 저울 위에 올라가서 몸무게를 달고 인식표를 착용하고 좁은 공간에 격리되어 있어야 하고 말이다. 아기가 처음 만난 세상은 조낸 시끄럽고 어수선한 차가운 기계들로 둘러싸인 것, 이래서야 살만한 세상이라고 느끼기 어려울 거다. (내가 가끔 죽고싶단 소리를 중얼거리는 이유는 어쩌면 그때의 기억 때문일지도 몰라.)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산부인과 의사 르바이예가 제안한 출산법이 있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아기가 탄생할 때 어둡고 조용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아기가 스스로 숨을 쉴 수 있을 때가 되어야 탯줄을 제거한다. 탯줄을 자르기 전, 출생 직후에는 엄마의 심장소리를 듣고 안정을 취할 수 있게 해주고 이후에는 양수와 같이 따듯한 물에서 쉴 수 있도록 해준다. 아기가 탄생으로 인해서 충격을 받지 않도록 배려하는 분만법이다.

이런 배려를 받으며 세상에 태어난 아기는 격렬하게 울어대지 않더라. 물론 출산하는 엄마도, 태어난 아기도 놀라긴 하지만. 동영상을 보면 조산원에서 태어난 아기는 한 번 울음소리를 내지른 뒤에는 엄마 품에 안겨서 자는 것처럼 누워있더라. 엄마의 자궁과 아기의 배꼽 사이로 여전히 탯줄이 연결되어 있고 그곳으로 맥이 흐른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조산원이 탯줄을 자르기 위해 겸자로 묶을 때 아이는 깜짝 놀란듯 비명을 지르더라.

<울지않는 아기> 동영상 보기
http://www.nextdv.com/zero/view.php?id=movie&no=9

평화로운 출산에 대한 동영상을 보려면 -보밥님 블로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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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아트걸 2009/01/12 17:45 # 답글

    병원 출산이 폭력적이라고 무조건 구분짓는 시선에 저는 찬성하지 않아요. ^^;
    저는 난산하다가 수술한 케이스인데, 제가 간 병원에서는 4시간 동안 푸싱하면서 계속 잘 기다려줬고 간호사들이 헤집지도 않았어요. 대학병원인데도 말이죠. 대학병원 출산이 좋지 않다는 것도 다 편견이죠.

    게다가 환한 환경에서 수술로 태어난 제 딸은 울지 않았답니다. 전혀요. 억지로 울라고 때리지도 않았어요. 폐호흡을 한다는 게 명확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저는 처음에 무슨 문제 있나 궁금할 정도였는데 태어난 직후 체중 제고 하는 내내 전혀 울지 않던걸요.
    조산원 분만 후기에도 아이가 울었다는 얘기는 많습니다. ^^; 폐호흡이 잘 안 되면 하도록 유도해야 하는 건 분명 맞으니까요. 그 한 방법이 아이를 때리는 거고요. (엉덩이 때리는 건 병원분만이 일반화되기 전에도 흔한 방법이라 알고 있습니다.)

    조산원의 평화로운 출산에 대한 좋은 시선에는 저도 긍정적인 입장이긴 해요.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조산원이 좋다, 병원이 나쁘다..의 차원은 아니라고 봅니다. 병원이든 조산원이든 안전하고 건강하게, 가급적이면 평화롭게 아이가 태어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지요.

    사실 조산원에서도 사고가 나서 아이가 뇌사상태가 되고, 장애를 입고...그런 실제사례는 적지 않거든요. 저의 경우 조산원에서 분만했으면 좋지 않은 케이스였을 거에요.

    관련글을 너무 극단적으로 받아들이시는 것 같아 주제넘게 부연하고 갑니다. ^^; 출산은 이러나 저러나 별로 폭력적이고 무서운 건 아니에요. 그렇다면 이세상 그 많은 엄마들이 존재할 리가 없죠.
  • 작나무 2009/01/13 19:12 #

    아기가 태어나자 마자 막 울어대는 건 그냥 클리셰인 걸까요 -ㅂ-;; 대학병원인데도 충분히 배려를 받으셨다니 정말 편견인가봐요. ^^;
    조산원에서의 출산도 역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건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의료진이 필요한 경우라면 확실히 문제가 될 것 같아요. 각자의 상황에 따라서 다른가봐요. 그런데.. 아이 낳기 전에 이 상황을 미리 예측해서 결정을 해야한다는 게 정말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저는 아직 임신하지도 않았고 출산 계획도 없지만요;;;)
    자세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
  • i_jin 2009/01/13 12:24 # 답글

    저역시 병원분만을 했지만, 저희 딸도 울지 않았어요; ㅎ(녀석이 무딘건지..)
    인권분만이라고 병원에서도 어두운 조명에 음악까지 틀어주더라구요.
    하.지.만. 확실히 집에서 낳는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을듯. 병원에서는 아기가 나오지 않으면 간호사가 올라타듯 배를 눌릅니다;; 그래도 멀쩡히 태어나준게 감사할뿐인거죠...

    이런 내용의 글들을 접할때마다 둘째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
  • 작나무 2009/01/13 19:13 #

    간호사가 배를 누르는 경우도 있군요... 무섭;;;;
    병원에서도 충분히 태아의 입장을 배려하는 경우가 있나봐요.
    인권분만 이쪽으로 좀 공부를 해봐야겠어요.
    경험담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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