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

고양이 검역서류 받으러 갔다가 분통터져 돌아왔다. 세번째 방문인데 어째서인지 갈때마다 규정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어설픈 중국어로 싸우다가 조선족 언니한테 전화해서 통역도 부탁하고 이야기 듣고 또 싸우고. 펄펄 뛰어봐야 나만 손해라고 마음을 다독여봐도 화가 난다. 부당해. 불합리해. 공산당 싫어!

싸울 기운이 없어서 새끼들 둘을 포기할까 생각했다. 곰오빠와 메신저하면서 일단 입양을 보내자는 결론을 내렸다. 너무 피곤해서 침대에 누웠다. 눈을 떠보니 양양이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와 씩씩대며 자고 있었다. 뭔가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기분으로 비참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렇게 정이 들어서 이별할 수 있을까.

짐싸기는 대략 포기상태, 책을 들어 옮기고 옷장을 뒤지고 서랍을 쏟아놓고 열심히 뭔가를 하고있는데 정리는 안되고, 지금은 집안에 널려있는 잡동사니와 박스와 테이프 따위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그냥 아무 것도 없이 떠나버렸으면 딱 좋겠다는 기분, 자포자기 상태로 몇주가 지나버렸다. 인생을 이렇게 낭비해도 되는 걸까.

올 한해는 운수대통이라고, 타로가 그랬는데, 상반기 끝나가는 지금 중간결산 해보면 별로... 나머지 반년은 뭔가 즐거운 일이 생기려나. 글쎄. 글쎄. 철이 드는 건 미래에 대한 기대가 줄어드는 것. 싫다.

by 작나무 | 2009/06/18 18:38 | 일상잡설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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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blus at 2009/06/19 04:55
잘 되시길 바래요. 진심으로.
Commented by 작나무 at 2009/06/19 17:16
고마워요. ㅠ ㅠ
Commented at 2009/06/19 12:5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작나무 at 2009/06/19 17:18
어떤 것들은 포기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하지만 중요한 목표가 무엇인지는 계속 생각하고 있을게요. 생을 포기하지는 않을테니까 염려하지 마세요. 그런데 음 그런데. 만나서 이야기할게요. ㅠ ㅠ
Commented by 리오야 at 2009/06/23 01:21
냥이들도 작나무님이 열심인 거 알아줄 거에요.. 안 그렇게 보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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